[바둑읽어주는남자]“‘바둑최강국’한국의고수찾아왔어요”

입력 2009-08-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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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사들말말말
삼성화재배는 ‘변화와 도전’의 기전이다.

말로만 ‘변화와 도전’이 아니라 매년 신선한 기획과 과감한 실험으로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바둑계에는 긍정적인 충격을 던져왔다.

올해 14회를 맞아 아예 대회명까지 바꾸며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삼성화재배는 ‘월드바둑마스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열었다. 무엇보다 세계 10개국 아마추어 기사를 초청한 대목에서 삼성화재배의 ‘진정한 국제대회를 보여 주마’라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한중일 바둑3국을 중심으로 쳐진 테두리를 터보겠다는 의지다.

지난 7월 30일 내한한 외국 아마추어 기사들은 양재호 9단이 운영하는 바둑도장을 방문해 연구생들과 교류전을 갖고, 바둑TV 스튜디오를 돌아보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삼성화재배 측은 이들이 한국바둑의 우수성과 매력을 깨닫고, 고국에 돌아가 한국바둑을 위한 민간외교관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기사들의 반응은 기대에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바둑 최강국에서 나보다 강한 상대와 대국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바둑 선진국인 한국이 바둑의 세계화에 더욱 앞장 서 주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빠지지 않았다.

한국을 7번째 방문했다는 러시아 대표 알렉세이 라자레프(49) 씨는 “한국바둑이 세계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러시아에서는 바둑을 스포츠로 널리 인식하고 있어 약간의 ‘임팩트’만 주면 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7월 31일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는 유창혁 9단, 최철한 9단과 외국기사들을 위한 간담회가 있었다. 질의응답에 이어 사인회까지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화재 이계하 부사장과 오훈택 상무가 참석해 이번 행사에 대한 후원사의 높은 관심을 엿보게 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화재가 바둑의 경계를 넓혀가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다.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바둑의 우수성을 많이 전파해 줄 것”을 부탁했다. 유창혁 9단 역시 “바둑의 세계화는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적극 추진 중이다. 바둑교육을 위한 교재 등을 요청해 올 경우 충분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약속했다.

외국기사들은 8월 9일까지 열리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예선에 출전한 뒤 출국한다.

“독학으로 바둑을 배웠다. 바둑을 두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바둑공부가 다른 일에도 도움을 준다.” (네덜란드 쿠인·28)

“원래 게임을 좋아하는데, 바둑도 게임이라 생각해고 배웠다. 9년 전부터 바둑강사 일을 하고 있다. 일반 직장인보다 수입이 더 많다.” (루마니아 플로레스쿠·39)

“바둑의 매력은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일찍 탈락하더라도 (고수들의 대국을) 구경하면서 배울 것이다.” (체코 실트·22)

“한국은 두 번째 방문이다. 강한 사람과 두고 싶어 왔다. 어려운 승부를 잘 이기고, 묘수를 잘 두는 이세돌 9단을 좋아한다.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조건 재미 있기 때문이다.”(태국 삼파오카에우·24)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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