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재활군에서 팀의 부진을 지켜봐야 했던 LG 박명환.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긋지긋했던 부상을 털고 ‘에이스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야수진은 국가대표급…마운드 키플레이어 재활 박차
LG는 올 겨울 대대적 전력보강작업을 벌였다.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이택근을 영입했고, 주니치에서 돌아온 이병규를 품에 안았다. 기존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과 함께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이 포진하게 되면서 ‘중복투자’라는 비판도 일고 있지만 효율적 분배와 운영, 경쟁을 통한 긍정적 시너지효과가 발휘된다면 LG 야수진은 공수주에 걸쳐 최정상급 전력을 갖추게 된다.그렇다면 LG가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와 올 시즌 8년 만에 4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관건은 이제 ‘마운드 바로 세우기’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운드 재건의 키플레이어로 지목되는 선수가 바로 박명환(33)이다. 조만간 계약할 외국인투수와 봉중근, 그리고 박명환이 선발 삼두마차를 형성한다면 어떤 팀과도 붙어볼 수 있는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명환이 가세해 두 자리 승수가 보장되는 선발투수 3명이 버텨준다면 선발급 투수의 보직이동을 통해 취약한 불펜도 강화되는 이중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박명환이 부활하지 못하면 올해도 4강싸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강한 타선도 지난해처럼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박명환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10일 “나만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다. 지난해 12월 사이판 재활훈련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포수를 앉혀 놓은 상태에서 불펜피칭도 소화했다. 80%%의 힘으로 하루 60개의 공을 던져봤지만 통증이 전혀 없었다. 지난 10년간 아팠던 어깨도, 지난해 처음 겪은 허벅지 통증도 말끔해졌다. 그는 “몇 년 새 몸 상태가 가장 좋다”고 밝혔다.
2007년 LG에 둥지를 튼 뒤 그동안 해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혀 이름값을 하지 못한 박명환. 2007년 10승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시즌 후반을 날려버렸다. 2008년 5경기, 지난해 4경기에 등판했지만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못했기 때문에 LG팬들에게 받는 비난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젠 말이 아닌 성적으로 그동안 진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이 많은 LG에서는 야구만 잘 하면 되고, 좋은 타자들을 많이 영입했기 때문에 이제 투수쪽만 잘 굴러가면 될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나만 잘하면 된다”며 책임 있는 선발투수로 부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LG 박종훈 감독도 “박명환이 있어야 올 시즌 LG의 밑그림이 그려진다”며 그를 LG의 사활이 달려있는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