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피해라’…허정무호 부상 경계령

입력 2010-04-02 11: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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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피해라.'

현재 각국의 대표 선수들은 각 리그의 소속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월드컵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팀내 주축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팀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울상을 지은 대표팀은 잉글랜드. 최근 데이비드 베컴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사실상 월드컵 출전을 접은 상황에서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까지 다쳤다.

루니는 지난 31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09~2010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에서 오른 발목을 접질렀다. 다음날 깁스를 한 루니는 부상 회복까지 2~4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루니의 월드컵 출전은 문제가 없다.

루니는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에도 오른 발등뼈 골절을 당해 산소텐트 특별치료 등을 통해 극적으로 회복해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다.

세계랭킹 1위 스페인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격의 핵'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이날 새벽 열린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종아리 골절 증세를 보인 것. 후반 38분 동점 페널티킥을 얻어낼 때 상대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다리 사이에 다리가 끼인 뒤 부상을 안고 페널티킥을 찼다.

이 경기에서 아스날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도 종아리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도 전력 공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각국의 핵심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을 노리는 허정무호에도 부상 경계령이 발령됐다.

걱정되는 국내 선수들은 유럽파 4인방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기성용(셀틱). 이 중 부상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선수는 박지성이다. 올 시즌 박지성은 무릎 부상 재발을 극복하고 시즌 후반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앞으로 리그 7경기와 소속팀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오를 경우 4경기 등 11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화려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청용도 리그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다음달 9일 버밍엄시티와 최종전을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헌데 자칫 소속팀 볼턴이 리그 막판 강등권 싸움을 펼칠 경우 이청용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에 전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그만큼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가장 부상을 조심해야 할 선수는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2월 초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부상 재발 뿐만 함께 남은 리그 경기에서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기성용도 거친 축구를 구사하는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주전 경쟁도 중요하겠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경계대상 1호'로 꼽아야 한다.

국내파들도 부상방지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켜야 한다. 시즌 초반 승점을 쌓으려는 경쟁속에서 자칫 경기력이 과열된다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 앞으로 남아있는 리그 경기와 평가전이 중요할 전망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벌어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황선홍이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이동국이 K-리그 경기 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물거품이 됐다. 황선홍과 이동국은 당시 대표팀 공격진의 핵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개막 직전 팀 훈련 중 이영표가 차두리와 충돌해 다쳐 폴란드·미국과 조별리그 두 경기에 결장했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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