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십년감사했네~” 이시영표 ‘백치 어록’ 떴다

입력 2010-04-27 14: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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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카드회사 직원이 카드 안 만들어주면 직무유괴야!”, “아휴~ 십년감사했네~”

이 여자의 백치미에 시청자들이 배꼽을 뺀다. 이 여자는 부태희. 바로 탤런트 이시영이다.

데뷔 초 예능 출연으로 얻은 밉상 이미지를 KBS 2TV 월화극 ‘부자의 탄생’ 부태희 역으로 한번에 날려버린 비결은 바로 그녀의 뻔뻔한 백치미 연기. 이에 힘입어 이시영표 ‘백치어록’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극중 이시영이 맡은 ‘힐튼형 재벌녀’ 부태희는 온갖 노력으로 미모를 갖췄지만 그에 비해 머리를 채우는 데는 소홀, 넘치는 백치미를 주체하지 못하는 캐릭터. 그녀의 ‘빈 머리’를 보여주는 대사들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백치 어록’에는 고사 성어나 속담을 은근히 비트는 묘미가 있다.

“요즘 쥐나 새나 다 나를 무시하는 거야?”, “사리분별인지 사리곰탕인지 입이 근질거려 못살겄다!”, “너 카드회사 직원이 카드 안 만들어주면 직무유괴야!”, “그치, 설마가 사람 잡는 거지? 난 혹시가 사람 잡는 줄 알고 십년감사했네” 등 비슷한 운율과 단어를 교묘하게 사용, 무신경하게 들으면 왠지 맞는 것도 같은 ‘말장난식’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다.

위인을 인용하는 과정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무식함’ 역시 돋보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이순신처럼? 홍길동? 걘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했잖아!”, “한석봉? 그 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라했던?” 또는 “내가 좋아하는 쇼핑? 난 운석씨랑 에스에이치오 쌍피아이엔지 하러 갈거다!”, “됐고, 키퍼센트만 얘기해! 요점 말이야!” 등은 백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다.

이시영의 ‘백치 어록’이 사랑받는 이유는 주변의 지적을 받고도 전혀 당황하거나 부끄러운 기색 없는 능청스러운 이시영의 연기가 빛나고 있기 때문.

그녀는 오히려 “나 부태희야, 부태희!”라며 ‘내가 무식하다는데 어쩔거냐’는 식의 뻔뻔함과 당당함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초등학생 같은 귀여운 매력을 준다.

또한 망가짐을 불사한 그녀의 열연은 캐릭터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명품 옷으로 온몸을 휘감고도 입가에 깍두기 국물을 묻히고 케이크를 게걸스럽게 먹는다. 순대국밥, 컵라면, 생두부 등 처음 맛본 ‘서민 음식’에 빠져 목숨 걸고 달려들고, 처음 도전한 ‘미역국 끓이기’에서는 국솥에서 넘쳐나는 미역과 처절히 싸운다.

이런 모습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자기밖에 모르는 비뚤어진 재벌2세 된장녀 캐릭터를 재미있고 사랑스럽기까지한 캐릭터로 탈바꿈시켰다.

이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이 결방되는 요즘, 이시영 때문에 웃는다”, “태희가 점점 사랑스럽고 볼수록 매력만점이다”, “무식함에도 당당한 태희는 절대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여인”이라며 응원하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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