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임들, 확실한 흥행 키워드로 눈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장의 어떤 치약도 점유율 5%를 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던 치약 시장에서 갑자기 점유율 20%를 넘는 치약이 나타났는데, 바로 '2080 치약'이었다. 이 치약의 마케팅 방법은 단순했다. '20대의 치아를 80까지'라는, 명확한 한가지 키워드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킨 것이다.게임 시장도 과거의 치약 시장과 다르지 않다. 시장에 수십 개의 게임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 있고 '하나의 키워드'를 명확히 알리고 강조한 쪽이 늘 승리한다. 그래서 그럴까, 될 성 부른 신작 게임들은 대부분 하나의 핵심 키워드를 강조하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CJ인터넷(대표 남궁훈)에서 오는 5월7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할 '서유기 전'은 핵심 키워드가 '차세대 횡스크롤 2D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다. 이 장르는 현재 '메이플 스토리'와 '귀혼'이 유명한데, 이 '서유기전'은 '귀혼'을 만든 앤앤지랩(대표 김태욱)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근 3년 간 신작이 없던 2D 횡스크롤 시장인데다 '귀혼'이라는 검증된 개발 이력을 갖춘 신작이기에 시장의 기대도 크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게임이 유명 만화 스토리작가이자 만화창작과 교수 전진석 씨가 개발 단계부터 스토리작가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르는 이가 없는 서유기를 충실하게 재현해 총 100여 개가 넘는 영웅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문둔갑', 요괴로 변신하는 '요괴둔갑' 등도 관심을 얻고 있다. 레벨 1부터 탑승한 채 전투가 가능한 '근두운'도 과거 테스트에서 호평받은 시스템이다.
여기에 최근 CJ인터넷은 서유기전의 전투를 미리 맛볼 수 있는 '백발백중'이라는 플래시 게임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게이머 사이에서 입소문을 내고 있다. 서유기전의 플래시 게임은 넷마블 홈페이지(seoyugi.netmarble.net/gameinfo/flash)에서 즐길 수 있다.
오는 하반기에 비공개 테스트를 시사해 최근 증권가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블레이드앤소울'도 성공 키워드가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이 가진 키워드는 '압도적인 전투'다.
지난 '지스타2009'를 비롯해 '블레이드앤소울'은 화려한 전투 영상으로 발표 당시 국내는 물론 일본 등의 해외에서도 단숨에 기대 순위 1위로 치솟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상대를 띄우고, 때리고, 머리를 잡아 던지는 등 '블레이드앤소울'이 보여주는 전투는 PS3나 엑스박스360 같은 전용 게임기에서나 가능하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여기에 김형태라는 국내 최고 수준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합세해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모멘텀으로써 주가를 치솟게 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와이디 온라인(대표 유현오)에서 준비 중인 '패온라인'도 시장에서 기대중인 만만치않은 대작이다. 이 게임은 남벌, 아마겟돈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야설록 작가의 총괄 지휘 아래 '강력한 스토리텔링 게임'을 키워드로 잡았다.
'패온라인'은 방대한 고대 동북아시아의 설화와 신화, 영웅담 등을 그린 시나리오를 갖추고 서양 판타지와 중국 무협류와는 다르면서도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동양적인 이야기를 게임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할 예정이다.
특히 와이디 온라인은 게이머가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도록 '수호령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전생과 환생이라는 동양의 사상과 접목돼 과거의 절대 영웅 '패왕'이었던 주인공이 차례로 전생의 수호 영물들을 만나 힘을 얻어가는 스토리를 게임 속에 구현한 것이다. 또 이와 함께 서바이벌 전투인 '토쟁', 게이머간의 전투인 '용호쟁', 끊임없이 쟁이 벌어지는 '혼돈의 전장' 등 '쟁' 콘텐츠도 세계관을 이어가는 스토리가 녹아있어 '패온라인'은 하나의 장대한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야설록 와이디온라인 고문은 "국내에 스토리텔링 학회가 만들어질 정도로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 혁신적이지만 친근함을 지닌 동양적인 스토리텔링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며 “이야 말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