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 기자의 칸 스토리] 예지원 “‘하하하’ 찍으며, 왠지 좋은 예감있었다”

입력 2010-05-23 1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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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시선상 시상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예지원과 유준상.

영화 ‘하하하’로 처음 칸 영화제를 찾았다가 시상식 무대에 주인공으로 오른 예지원과 유준상은 “너무 기쁘다”며 감격해 했다. 평소 눈물이 많다는 예지원은 수상 인터뷰를 하며 드레스가 젖도록 눈물을 흘렸다.

예지원과 유준상은 23일 오전 2시45분(한국시각) 프랑스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시상식에 ‘하하하’의 배우자격으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1등상인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시상식 직후 드뷔시 극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예지원은 감격의 눈물을 쏟은 탓에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좋은 분들과 작업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는데, 상을 받을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유준상도 “여행으로 왔던 칸을 10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상을 받아 기분이 너무 좋다. 감독님(홍상수)과 미술관도 가고 바닷가도 가고 정말 재미있게 놀았는데 상까지 받아 너무 행복하다. 어제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던 것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예지원은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촬영으로 23일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홍상수 감독과 유준상이 “하루만 더 있다 가라”는 말에 칸에 남았다가 수상의 기쁨을 현장에서 맛보게 됐다.

예지원은 ‘하하하’를 촬영하면서 왠지 좋은 예감이 들었고, 칸영화제 수상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홍상수 감독만의 세계가 있는데, 감독님의 디렉션에 신선함이 느껴졌다. 뭔가 분명하게 표현할 수 없지만 엄청난 경지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감독님은 나도 모르는 내면의 것을 많이 끄집어내 주셨다. ‘하하하’는 내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고, (홍상수)감독님 영화 중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불어에 소질을 보였던 예지원은 “예의상” 수상소감을 A4용지 두 장에 적어 외웠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수상소감을 말하려는 순간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2007)의 마지막 불어 대사만 기억나, 그것으로 수상소감을 말했다고 했다.

예지원은 ‘죽어도 해피엔딩’에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 역할로 출연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여기 있는 자체로 너무 만족한다’는 수상소감을 불어로 이야기한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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