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문소리 미니홈피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미녀 골키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문소리(19.울산과학대)의 미니홈피에 적힌 글의 일부분이다.
문소리는 이 한줄 글로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포기했던 일들을 드러냈다.
문소리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에서 열린 2010 FIFA 여자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홈팀 독일에게 다섯 골을 내주며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문소리의 미모는 빛났다. 독일의 공격시간이 늘어나고 중계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계속해서 비춰져 숨겨져 있던 미모가 팬들에게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얼짱 골키퍼'로 스타덤에 올랐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문소리 미니홈피에 적힌 글. 지난 3월 11일 대표팀 유니폼 사진과 함께 'U-19 대표팀'이란 제목의 글이다.
문소리는 "친구들이 핑크빛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나설 때, 나는 흙 묻은 축구화를 신고 운동을 나서야 했고 친구들이 빛깔 좋은 청바지를 입고 맵시를 낼 때 나는 땀에 젖은 운동복을 입고 운동장에서 땀을 흘렸습니다"라며 담담하게 자신의 축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친구들이 나이트에서 춤을 추고 즐거워할 때 나는 운동장에서 가쁜 숨을 쉬며 고통을 호소했다"며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멋지게 노래를 부를 때 나는 운동장에서 목 아프게 팀을 이끌어야 했습니다"고 힘들었던 훈련생활을 회상했다.
또 "친구들이 화장을 하고 얼굴을 꾸밀 때 나는 햇빛에 얼굴이 타가며 운동을 했고, 친구들이 자명종 소리에 단잠을 깰때 나는 새벽기상 소리에 선잠을 깨야 했다"며 "친구들이 배낭을 메고 여행을 나설 때 나는 큰 가방을 메고 힘든 전지훈련을 나서야 했고, 친구들이 저녁 별을 보며 사색에 잠길 때 나는 새벽별을 보며 운동을 나가야 했습니다"고 여자 운동선수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남다른 문장력에서 느낄수 있는 그녀의 고된 삶에 누리꾼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4강에서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 골 문을 정말 잘 지켰다", "또래 친구들과 다른 생활을 살았고, 이겨냈기에 지금의 문소리 선수가 나왔다"는 등의 의견으로 격려했다.
한편 문소리는 30일 국내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 오후에는 접속자가 몰려 개인 미니홈피가 다운되기도 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