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 먹고 시신 훼손 ‘악마를 보았다’ 개봉불가.. 상업영화로는 처음

입력 2010-08-04 17: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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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한 장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한 장면.

인육먹고 신체절단 인간존엄 훼손
제한상영가 재심의로 개봉도 차질

이병헌·최민식 주연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가 극장용 상업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악마를 보았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7월27일 처음 심의 신청을 했고, 2차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신청했지만 4일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영등위가 제한상영가를 판정한 것은 영화의 폭력성이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 영등위는 “인육을 먹고 개에게 주는 장면이나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어둔 장면 등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시킨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등위 판정에 대해 제작사는 재심의를 신청했다. 제작사 페퍼민트앤컴퍼니 김현우 대표는 “연출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위 높은 장면을 줄이는 보완 작업을 한 뒤 재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출상 필요한 장면이나 일부가 두 배우의 실감나는 연기와 디테일한 표현으로 심의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심의 신청으로 영화 시사회와 개봉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악마를 보았다’는 5일 언론과 극장·배급사 관계자를 상대로 시사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 일정을 11일로 미뤘다. 개봉도 11일에서 12일로 연기됐다. ‘악마를 보았다’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잔혹한 장면으로 파장이 예고됐던 작품. 촬영 도중 시나리오가 수정됐지만 연쇄살인마(최민식)와 그에게 악혼녀를 잃은 남자(이병헌)의 복수극을 다루면서 그 속에 잔인한 장면과 묘사가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로에서는 영등위의 판정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병헌과 최민식이라는 스타 배우가 나오는 데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의 히트작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메이저 영화이기 때문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제한상영관으로 등록된 극장에서만 상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없어 ‘악마를 보았다’가 재심에서도 같은 판정을 받을 경우 국내 개봉은 사실상 어렵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페퍼민트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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