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대중의 사랑 독차지한 ‘땅딸이’

입력 2011-04-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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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코미디언 이기동 사망
‘비실이’ ‘막동이’ ‘뚱뚱이와 홀쭉이’….

1960년대 이후 코미디언들은 팬들이 붙인 애칭이 하나씩 있었다. 배삼룡은 특유의 바보 연기로 ‘비실이’, 구봉서는 1958년작 영화 ‘오부자’에 막내로 등장해 ‘막동이’란 별칭을 얻었다. ‘뚱뚱이와 홀쭉이’는 양훈과 양석천을 일컫는 말이다.

반면 한국 코미디사에서 낯선 별칭도 있다. ‘땅딸이’. 키가 작은 사람을 일컫는 이 말을 별칭으로 가졌던 코미디언 스타가 있다. 이기동(사진)이다. 배삼룡, 구봉서 등의 이름은 낯익지만 이기동의 이름은 유난히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낯설 듯하다. 그것은 그가 너무 일찍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탓일 수도 있다. 1987년 오늘 ‘땅딸이’ 이기동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오랜 세월 괴롭혀온 병마를 이기지 못한 채 53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이기동은 배삼룡, 구봉서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명 코미디언이었다. MBC ‘웃으면 복이와요’는 물론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기동은 작은 키와 통통한 몸매, 눈동자를 재빠르게 굴리며 쓰러지는 장면이나 “아! 괴∼로∼옵고 싶구나” 등 유행어를 남기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77년 9월의 경향신문이 그의 아내와 가진 인터뷰는 당시 인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아내는 “훌륭한 아빠, 성실한 직업인”으로 남편 이기동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드러냈다. “다만 보장없는 인기인의 노후가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걱정 때문이었을까. 1970년대 사업에 뛰어든 이기동은 사업체가 기울면서 사법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방송 출연 정지라는 징계 아닌 징계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때 얻은 간질환은 끝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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