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김연우.
“야광봉 좀 흔들어주세요.”
아이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아이비는 2009년 10월 발표한 3집 ‘Be…’ 이후 음반활동을 중단한 채 최근 1년 넘게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비가 지난 25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2011 김연우 콘서트 ‘戀雨 속 연우’에 게스트로 나섰다. 김연우는 아이비를 “방송을 몇 번 같이 한, 노래 잘하는 후배”라고 소개했다.
아이비는 흰 블라우스에 보라색 치마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아이비의 얼굴은 창백했고 무표정했다. 관객들은 조용해졌다.
첫 곡 ‘이럴 거면’은 그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2집 ‘A sweet moment'에 실린 노래다. 하지만 대히트곡 ’유혹의 소나타‘와는 달리 조용한 발라드다.
1절이 끝나자, 아이비는 돌연 “야광봉 좀 흔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김연우 콘서트’여서인지, 애당초 야광봉을 든 관객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아이비는 첫 곡을 마치고 잠시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비는 김연우에 대해 ‘신의 경지에 이르실 만큼 잘하시는 분’,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고음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발성은 이렇게 하는 거다를 보여주시는 분’이라며 칭찬을 거듭했다. 멘트는 중간중간 끊어지며 매끄럽지 못했다. 자신의 근황이나 노래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발라드로 이름난 김연우의 팬층을 고려했는지, 두 번째 노래 역시 발라드인 ‘눈물아 안녕’이었다. ‘Touch me'가 타이틀곡이었던 3집의 수록곡이다.
아이비는 2절 도중 가사를 잊는 실수를 저질렀다. 잠시 혀를 내두르며 당황한 웃음을 띠는 아이비에게 관객들은 위로의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아이비는 노래를 마치고 황급히 무대를 떠났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