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올림픽이 끝났을 때는 그저 쉬고 싶었다"라고 말헀다. 동아일보DB
내 근육과 체형, 스케이팅에 완벽
'오마주 투 코리아' 외국 심판들에게 효과적 어필 못해
'오마주 투 코리아' 외국 심판들에게 효과적 어필 못해
김연아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타고난 운동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의 재능에 자신감을 보였다.
타임은 19일(현지 시간) 온라인판에 아이스쇼를 마친 김연아를 인터뷰했다. 타임은 '김연아에게 묻는 질문 10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연아를 "스무 살의 나이에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안에 든 올림픽 챔피언 겸 피겨 홍보대사, 그리고 국민적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나?
“안도감이다. 한국 대표단은 지난 10년간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는 마지막 순간 합류했지만, 그간의 노력들이 얼마나 엄청났는지 보게 됐다. ‘이 일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 언제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했나?
“어릴 때는, 내가 진짜로 큰 무대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올림픽에 나가는 자체가 목표였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에조차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니어와 시니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오랫동안 올림픽을 위해 훈련해왔다. 그래서 그 목표가 이뤄지고 나니 기진맥진했다. 다른 목표보다는, 그저 쉬고 싶었다. 단순히 몸을 쉬는 것보다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 지난 시즌, 한국 전통음악으로부터 얻은 모티브로 '오마주 투 코리아'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쓴 것은 다소 모험적인 시도였나?
“그랬다. 아시아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중국과 일본, 한국 음악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한국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무척 신경을 많이 썼다. 한 가지 동작이나 제스처, 혹은 음악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전통 음악을 썼음에도 매우 현대적인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 분명히 한국 팬들은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외국 심판과 관객에게는 얼마나 잘 받아들여졌나?
“안무가(데이비드 윌슨)가 몇 차례 한국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나는 언제나 거절했다.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나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한국 팬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었다. 한국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 솔직히 말해서, 외국 심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당신의 아이스쇼엔 전 세계의 많은 스케이터들이 등장한다. 왜 그들은 한국으로 가는가?
“한국 관객들은 굉장하다. 관객들은 크게 소리지르고, 내 쇼에서 처음 공연하는 스케이터들은 무척 놀란다.”
김연아는 스스로를 "타고난 운동선수"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 제2의 김연아를 키우기 위해 한국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짧은 시간 동안 피겨 선수가 크게 늘었지만 훈련하기 위한 코치와 링크가 턱없이 부족하다. 링크도 하루의 절반은 일반인들에게 오픈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이른 아침과 밤늦게 몇 시간만 훈련할 수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스피드스케이팅이나 하키 선수들과 함께 써야하기 때문에 빙질이나 온도가 훈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 어떤 자질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는가?
“나는 타고난 운동선수라고 생각한다. 코치들은 내 근육과 체형이 스케이팅을 하기에 완벽하다고 말해왔다. 나는 내가 가진 재능보다 더 좋은 체격조건을 갖고 태어났다. 운도 좋았다. 코치들은 일찌감치 내 재능을 알아보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힘든 훈련 기간을 어떻게 이겨내나?
“난 주말을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주말에 쉬고 친구도 만난다. 월요일이 싫다.”
- 어머니가 커리어를 쌓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그녀는 당신의 모든 연습과 경쟁에 함께 해왔다. 당신은 어떤 어머니가 되고 싶은가?
“아직 말하긴 이르지만, 내가 우리 엄마처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머니의 희생은 엄청났다. 하지만 또 누가 알겠는가. 내가 엄마가 되었을 때, 우리 엄마처럼 될지..”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