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공격이 전부는 아니다” LG 센터라인 지키는 중견수 박해민의 품격

입력 2025-03-26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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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은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호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야구가 공격만이 아닌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잠실|뉴시스

LG 박해민은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호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야구가 공격만이 아닌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잠실|뉴시스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는데, 고맙다고 한 것 같아요(웃음).”

LG 트윈스 중견수 박해민(35)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력을 자랑한다. LG가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 KS 5차전에서 멋진 다이빙 캐치 후 우승을 확신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해민은 2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2차례 다이빙 캐치로 상대의 안타 2개를 지웠다. LG가 1-0으로 앞선 6회초 1사 후 김태연의 2루타성 타구를 끈질기게 따라가 몸을 날려 잡았다. 놓쳤다면 경기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8회초 2사 1루서도 대타 권광민의 짧은 안타성 타구에 몸을 던졌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공은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시리즈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다”며 웃은 박해민은 “이닝 교대를 위해 덕아웃으로 들어오는데, (선발투수였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뭐라고 스페인어로 말했는데 못 알아들었다. 고맙다고 얘기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타구 모두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8회초에는 장타를 주지 않으려 좀 더 깊은 수비 위치에 서 있었다. 좋은 수비가 나와 다행이고, 상대의 흐름도 끊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야구는 던지고, 치고, 잡는 스포츠다. 다만 ‘투수 놀음’이라고 할 정도로 마운드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투수도 야수의 도움 없이는 실점을 최소화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강팀일수록 야수진의 단단한 수비력도 필수다.

LG 박해민(왼쪽)이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송찬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뉴시스

LG 박해민(왼쪽)이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송찬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뉴시스


“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해주니 야수들이 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답게 팀 전체의 수비력을 진단한 박해민은 “투수들이 좋은 수비를 했을 때 고마워하는 그런 표현을 해주면, 되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는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야구가 공격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조금은 보여줄 수 있어서 뜻깊은 경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렇다고 박해민이 올 시즌 수비에서만 공헌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내내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해 고심한 그는 비활동기간에도 배트를 놓지 않았다. 그 덕분에 22, 23일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 2연전에선 6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한화전에선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중전안타성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도루 능력도 발군인 박해민은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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