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엔 박정권도 두손 번쩍…후배 최형우에 “방망이 좀 줘”

삼성 최형우에게 SK 박정권(사진)은 그 어렵다는 전주동중∼전주고 2년 선배다. 그러나 이런 박정권이 29일 후배 최형우에게 ‘아쉬운’ 소리를 했다. “방망이 좀 빌려 달라”고 한 것. 긴 타격 슬럼프에 허덕이던 박정권이 올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는 후배의 기라도 빌리려 해본 셈이다. 박정권은 “기왕 줄 거 기 제대로 받게 쓰던 걸 달라”고 했다. 그러나 첫 타석에서 빌린 방망이는 어이없이 쪼개지고 말았다. 이에 박정권은 30일 최형우를 만나 다시 내놓으라고 해 기어코 또 방망이를 받아냈다. “새 방망이는 안 된다. 쓰던 걸 달라”고 주문했다. 최형우는 “형이 얼마나 간절하면 저러겠나? 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방망이 중 제일 썩은 걸 줬다. 오늘은 2∼3번만 쓴 방망이를 줬다”고 웃었다. 최형우의 기가 너무 셌을까. 그 방망이로 박정권은 2회 외야 플라이를 쳤는데 삼성 우익수 박한이의 어처구니없는 수비로 출루는 했으나 기록은 안타가 아닌 에러였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