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탈리아 이어 또 판금 소송
특허 공방 주도권 잡기 잇달아 강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망 소식에 한동안 주춤했던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공방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일본과 호주에서도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의 판매금지를 신청한 것.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팀쿡 애플 CEO의 초대로 17일(한국시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등 화해의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전망을 뒤집는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T업계는 특허전에서 더 이상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 삼성 연일 강공
삼성전자는 17일 일본 도쿄 법원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법원에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에 따른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에서는 아이폰4S와 함께 기존 출시 제품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대한 판매금지도 함께 신청했다. 호주에서는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해서 항소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호주의 경우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고속패킷접속(HSPA) 등 3세대 이동통신 표준 특허 3건이다. ▲데이터 분할 전송시 각 데이터에 특정 부호를 부여하는 기술 ▲음성·데이터 송신시 우선순위가 낮은 데이터의 송신전력을 낮추는 기술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HSPA 표준특허와 휴대전화 사용자인터페이스(UI) 관련 상용특허 등 3건이다. ▲고속 전송채널 송신 관련 단말기의 전력절감을 결정하는 방법 1건과 화면 표시 방법과 관련된 필수 기능 중 ▲비행모드 아이콘 표시 ▲사용자 중심의 홈 스크린 공간 활용 ▲앱 스토어를 카테고리별 트리 구조로 표시하는 기술을 애플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 협상 주도권 수싸움
삼성전자의 이번 소송 건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특허공방의 주도권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공방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4전 4패.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에서 삼성전자를 상대한 제기한 3건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졌으며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애플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미국법원은 판단을 유보했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삼성전자가 특허 공방을 전방위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양사의 협상이 임박해 왔으며 테이블에 앉기 전에 더 많은 히든카드를 갖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림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