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몰린 SK, 믿을맨은 박재상

입력 2011-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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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살림 속에서 유독 더 소금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1승3패로 몰린 SK에게 박재상은 그나마 ‘믿는 구석’이다. 박재상이 29일 4차전 7회말 좌월 3점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공·수 야무진 활약…5차전 키맨

4차전까지 팀 7점 중 홀로 4타점
레이저 송구 등 외야 수비도 으뜸
중심타선 부진에 ‘해결사’ 급부상


사면초가, 현재 SK는 칼은 녹슬었고, 활은 부러진 지경이다. 타선은 방망이조차 무겁고 발은 좀체 안 떨어진다. 투수는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고갈됐다. 구원군(수혈전력)은 없다고 봐야 될 고립 상태다.

가장 견디기 힘든 약점은 득점력이다. 점수를 못 내니 이길 도리가 없다. 하위타선은 도루도, 번트도 안 되고 있으니 작은 야구마저 어렵다. 최정∼박정권∼안치용의 중심타선은 KS에서 극심한 결정력 부재를 노출하고 있어 설상가상이다. 이럴수록 SK의 최후 보루는 정근우∼박재상의 테이블 세터진일 수밖에 없다.

본래 찬스를 만들어주는 임무이면 합격이지만 이제는 해결사 역할까지 겸해줘야 된다. 4차전까지 이 마지노선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 덕분에 그나마 KS가 매 경기 백중세로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1번 정근우, 3번 최정 사이에 위치하는 2번 박재상은 KS 들어 4번 박정권 급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3차전 선제 결승 1점홈런에 이어 4차전에서도 일방적으로 기우는 듯하던 흐름을 반전시키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SK는 4차전까지 7점을 냈는데 박재상 홀로 4타점·3득점이다. 1∼3번이 4차전까지 팀 27안타 중 13안타로 화력을 집중했기에 그나마 게임이 될 수 있었던 셈이다.

정근우∼박재상 라인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축이다. 정근우의 2루 수비는 SK를 수차례 구해냈고, 외야에서는 좌익수 박재상이 단연 군계일학이다. 3차전 진갑용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 강봉규를 잡아내는 호송구는 압권이었다.

SK가 5년 연속 KS에 진출하는 전 과정을 통틀어 홈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규시즌 4홈런을 친 타자가 KS 4경기에서 그것도 삼성의 막강 투수진을 뚫고 연속경기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SK는 KS에서 잠실만 가면 무척 강했다. 최악에 처했어도 SK가 그냥은 안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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