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류승룡 ‘하악하악’에 그만 웃음 빵 터져”

입력 2012-05-18 09: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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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입만 열면 독설을 뿜는 연정인역으로 분한 배우 임수정.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입만 열면 독설을 뿜는 연정인역으로 분한 배우 임수정.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임수정(33)이 무서운 마누라로 변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퀵마우스’ 노홍철과 같은 스피드와 말로 남편과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만드는 연정인 역을 맡은 임수정은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임수정은 그날 마지막 인터뷰라 힘들었을 법도 한데 “괜찮아요”라고 소탈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 첫 날부터 ‘멘탈붕괴’ 됐어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얼굴도 예쁘고 남편 내조 잘하고 심지어 섹시한 아내인 정인은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아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입만 열면 바른말에 잔소리까지 해대는 한마디로 완전 ‘깨는’ 여성. 밤낮없이 남편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역을 맡은 임수정은 촬영 첫날부터 ‘멘탈붕괴’가 왔다.

“말은 많이 하면서 심지어 빨리 말해야 하니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잘 붙더라고요. 그런데 많은 말을 빨리하다 보면 의미가 전달이 잘 안 되니 중요한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야 하고 호흡도 참아야 하고 첫날부터 정말 ‘멘탈붕괴’가 왔었죠.”

하지만 정인이를 하며 속 편할 때도 있었다고. 그는 “아직까지 남자들은 순종적인 여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인이는 자기 할 말 다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대사하면서 속 시원한 적도 있어요”라고 했다.



또한, 이번 영화를 찍으며 임수정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영화를 찍다 보니, 이 이야기는 30대 여성 정인이의 성장스토리이자 철없는 연인이 결혼해 성숙해져 가는 부부 성장 스토리였어요. 극 마지막으로 갈수록 정인이와 두현이는 성숙해져 가며 서로 이해하게 되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니 ‘결혼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가장 손발이 오그라들었던 장면은 소 젖 짤 때”

아내 정인의 잔소리에 이혼소리도 못 꺼내는 두현은 카사노바 성기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두현보단 정인과 성기와의 달콤하고 느끼한 장면이 더 많다. 임수정은 “그러게요. 남편보다 더 많아” 라며 웃었다.

실제로 촬영장에선 스태프들끼리 ‘정인이는 바람을 피운 거다, 아니다’라는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고. 이에 대해 임수정은 뭐라고 생각했을까.

“저는 바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성기를 만나기 전까지 정인이의 유일한 통로는 두현이었는데 두현이는 정인이 말을 잘 들어준 것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성기는 저보고 예쁘다하고 말도 잘 들어주고 그러잖아요. 아마도 정인이는 ‘내 편’이 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유난히 닭살 돋던 애정 장면이 많았던 정인과 성기의 장면들 중 임수정 또한 손발이 오그라들었던 장면이 있었다고.

“소 젖 짤 때요. 류승룡 선배님이 제 뒤에서 카사노바답게 보이시기 위해서 얼굴 가까이에서 ‘킁킁’ 되시기도 하고 ‘하악하악’ 숨소리가 들리니까 오글거리고 민망했죠. 정말 웃음을 참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소 젖 짜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요.”
배우 임수정.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임수정.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피부 관리요? 돈·시간·노력 다 들어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7년 차 부부 정인과 두현은 서로 꺼릴 게 없다. 정인은 방귀도 맘대로 ‘뿡’ 뀌고 다니고 옷도 훌렁훌렁 벗고, 남편이 볼일을 보는 가운데 화장실로 들어가 과일주스와 녹즙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부부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임수정은 노출도 꺼릴 게 없었다. 그는 “노출의 명분만 있다면, 해야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요.” 라고 답했다.

특히 화제가 됐던 그의 ‘하의 실종’을 위해 그는 틈틈이 관리를 받고 운동을 했다고.

“정말 팬티만 입고 나오는 장면이니까, 기왕이면 예쁜 라인을 보여주고 싶으니까 운동을 열심히 했죠. 시간이 없어서 좀 버겁긴 했지만, 노력을 많이 했어요.”

또한 ‘임수정’ 하면 떠오르는 건 ‘피부’. 한 방송에서 피부를 위해 투자를 많이 한다는 임수정에게 피부 관리법을 물어봤다.

“정말 돈·시간·노력 많이 들여요. 먹는 것도 가려서 잘 먹고요. 빵 되게 좋아하는 데 밀가루가 피부에 안 좋다고 해서 자제하면서 먹고요. 물 많이 마시고 잠도 좀 자려고 하고요. 평소에는 기초화장만 하고 메이크업은 절대 안 하고요. 클렌징이 굉장히 중요해서 신경 쓰는 편이에요.”

▶ 내 연기 점수는 50점… 다 보여 드리려면 아직 멀어

올해로 데뷔 12년 차가 된 배우 임수정은 사람들에게 인식된 자신의 이미지를 깨는 중이다. 그래서 30세가 되던 해, 영화 ‘전우치’를 시작으로, ‘김종욱 찾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등으로 차근차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데뷔할 때 10년 후 목표는 내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여배우가 되는 것이었어요. 그건 이룬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언제나 핫한 스타는 아니지만, 존재감이 느껴지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였거든요. 앞으로도 이 길을 벗어나지 않을 거지만 30대에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20대에는 지고지순한 이미지였다면 30대에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임수정은 그런 변화를 위해 차근차근 다음 작품을 검토 중이다. 브라운관 복귀에 대해 물어보자 그는 “드라마는 늘 검토하고 있어요. 수많은 드라마가 날 지나갔지 흐흐흐. 감사하게도 드라마 캐스팅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요. 그 안에서 하고 싶은 역을 만나게 되면 당연히 해야죠.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하반기에 드라마나 영화 한 편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에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그는 ‘5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제가 저 스스로에게 좀 짜긴 한데요. 50점이라는 건 아직 제 모습을 다 안 보여 드렸다는 의미도 돼요. ‘나 아직 보여줄 거 많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목잡고 쓰러질 때까지 해야죠. (웃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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