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신시내티 레이토스 “추신수, 나도 별명이 필요해”

입력 2013-08-05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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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레이토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추신수의 소속팀 신시내티 레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 보인다.

신시내티는 5일(한국시간) 현재 60승 50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표면상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최근 3승 7패로 부진의 늪에 빠져 내셔널리그 중부조 3위에 머물러 있다. 같은 조에 속한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의 상승세도 큰 장애물이다.

정규시즌이 53경기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신시내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팀의 에이스인 조니 쿠에토를 비롯 주전포수 라이언 하니건, 외야수 라이언 루드윅 등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 추신수를 영입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엉뚱한 곳에서 전력누수가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팀의 주축 투수인 맷 레이토스(26)는 건재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4승 4패를 기록한 레이토스는 올해도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있다.

플로리다 출신인 레이토스는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1라운드(전체333번)에서 샌디에이고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레이토스는 1차 지명을 받기에 충분한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기이하고 난폭한 성격 때문에 기피대상이 됐다. 샌디에이고 또한 이런 레이토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지명은 했지만 계약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토스가 대학에 진학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자 샌디에이고는 1년 뒤인 2007년 1차 지명선수에 준하는 계약금 14억 원을 주고 계약했다. 레이토스를 비록 11라운드에서 지명했지만 그의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준 셈이다. 레이토스 또한 구단의 배려에 보답하듯 프로진출 단 2년 만인 2009년 7월 빅리그에 데뷔했고, 샌디에이고 투수 가운데 최초로 처음 선발등판 한 5경기에서 4승을 거둔 선수로 성장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0년에는 총 31경기에 등판해 14승 10패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11년에는 어깨부상 때문에 조금 늦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9승 14패의 성적을 남겼다. 당시 그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공격력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2011년 시즌이 끝나자 레이토스는 그 해 12월 1대4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로 이적했고 지금까지 팀의 주축투수로 한결 같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닷컴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 레이토스를 만나 인터뷰했다.

맷 레이토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DB

다음은 레이토스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좋다. 아주 좋다. 시즌 초에 좋지 않았던 경기가 몇 번 있었지만 그 것을 계기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됐고 그 후로는 시즌 초에 기대하고 계획했던 만큼 잘 던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지고 싶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는 것이 항상 최우선 목표이다. 그것이 전제되면 우리 팀의 훌륭한 야수들을 믿고 마운드 위에서 100프로 아니 110프로 이상 충분히 내 공을 던지며 다른 팀과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주저 없이) 자신감이다. 지난해에는 레즈로 트레이드 되어 낯선 환경 때문에 조금 긴장되고 위축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된 지금은 몸도 마음도 다 편하고 그래서 자신감도 회복했다. 마운드에 오를 때 마다 늘 우리 팀 동료들을 믿고 누구와 맞붙더라도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비록 내가 실점을 하더라도 동료들이 내가 허용한 점수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아주리라 믿는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누구였나?

“플로리다에 살았지만 보스톤 레드삭스를 좋아했다. (웃으며)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보스톤이 좋았다. 어릴 적 나의 롤모델은 롤런 라이언(은퇴)이었다. 라이언의 역동적인 투구폼과 더불어 상대가 누구던지 간에 두려움 없이 강속구를 뿌려대던 그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런 투수가 되고 싶었다.”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

“(주저 없이) 날마다 행복하다. 누구에겐 늘 같은 하루일 수 있지만 나에겐 하루 하루가 매일 새롭다. 날마다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매일 매일이 특별하고 항상 행복하다.”

(이때 신시내티 트레이너가 다가와 체력훈련 때문에 이동해야 한다고 말해 잠시 인터뷰가 중단됐다. 하지만 레이토스가 한국 팬들을 위해 인터뷰를 마치고 가겠다며 트레이너에게 양해를 구했다.)

맷 레이토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DB

-그렇다면 반대로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때는?

“지난해 가을이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버스터 포지(26. 샌프란시스코)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을 때다. 그렇게 시즌을 끝내고 싶지 않았는데 나 때문에 팀이 진 것 같아 당시에 많이 힘들고 괴로웠다.”

-빅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야구를 시작하면 정말 많은 난관과 더불어 기대하지 않은 일들을 겪게 된다. 때로는 좋은 날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날도 많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회가 주워졌을 때 자신의 기량을 110프로 이상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야 된다.”

-시즌 중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162경기를 치르는 긴 시즌을 보내다 보면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나 같은 경우는 슬럼프에 빠지면 예전에 잘 던졌을 때의 경기장면을 찾아 반복해서 보면서 그때의 투구폼이나 정신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내가 잘못한 것을 찾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나?

“연습이나 경기가 없을 때? (웃으며) 야구경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나? 연습이나 경기가 없으면 무조건 자거나 휴식을 취해야 된다. 하하.”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다면?

“농구다. 고등학교 때 농구선수로 뛸 만큼 농구를 좋아하고 잘했다.”

맷 레이토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DB

-당신도 별명이 있나?

“별명? 아직 없다. (추신수 라커 쪽을 쳐다보며) 추(신수)가 내 별명을 지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웃으며) 추한테 가서 내 별명 좀 지어달라고 해라. 하하.”

-한국 팬들이 당신의 별명을 지어주면 어떨까?

“오,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좋은 별명이 생기면 알려달라.”

-만약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글쎄 그건 생각을 해보지 않아서 이거다 하고 딱 떠오르는 건 없지만 내 고향이 해변가여서 아마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많지는 않지만 있다. 등판하는 날이면 좋아하는 노래 한 두 곡을 계속 반복해서 듣는다. 그리고 징크스도 홈과 원정경기에 따라 다르다. 홈경기 때는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등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는 편이지만 오늘처럼 원정경기 때는 다른 것은 안 하고 오직 야구만 생각한다.”

-신시내티 경기 중계를 보면 덕아웃에서 동료인 추신수와 자주 장난을 치는 등 둘이 살갑게 지내는 장면을 자주 본다.

“그렇다. 추신수는 평소에는 농담과 장난을 잘 받아줄 만큼 즐겁고 유쾌한 동료이다. 하지만 일단 경기가 시작돼 필드에 나가면 늘 신중하고 멋진 플레이를 펼쳐 팀 승리에 기여도가 높은 선수이다. 추신수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때 신시내티의 홍보팀장이 다가와 언론에게 개방된 클럽하우스 시간이 다됐다고 해 아쉽게도 레이토스와의 유쾌했던 인터뷰는 아쉽게 마무리 됐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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