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어나더 미’

입력 2015-05-07 2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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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만난 쌍둥이 자매의 가족사랑만들기

기적은 이렇게 시작됐다. 2012년 겨울 런던 거리. 집으로 향하던 이층버스에서 한국계 프랑스인 아나이스는 한 장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전송 받는다. 한 친구가 유튜브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이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자신을 꼭 닮은 아시아계 젊은 여성. 그녀의 이름은 뉴욕에 살고 있는 사만다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런던과 뉴욕, 8000km라는 거리와 26년이라는 높은 시간도 피를 넘을 순 없었다. 한 눈에 쌍둥이임을 직감했다. 설렘으로 시작된 마음은 의심을 건너 끌림으로 바뀌고 두 사람은 유전자 검사와 함께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쌍둥이 자매였다. 이후 두 사람은 런던에서부터 서울, 로스앤젤레스, 파리, 뉴욕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한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아픔 그리고 하나의 가족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여정이다.

책 ‘어나더 미 :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아나이스 보르디에·사만다 푸터먼 지음 l 정영수 옮김 l 책담 펴냄)’는 지구 반대편에서 26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쌍둥이 자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어디서 본 듯한, 들었음 직한 ‘눈 밝고 귀 밝은’ 독자가 있을 것이다. 맞다. 기적적인 재회로 전 세계 소셜 미디어와 언론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쌍둥이 자매의 그 이야기다. 2013년 페이스북이 이 쌍둥이의 사연을 올해의 10대 이야기로 선정했고 CNN 등 미국 유럽 언론들이 기적의 휴먼스토리로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또 두 자매가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트윈스터스’는 여러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3년 KBS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이후 휴먼스토리에 갈증을 느끼시는 분. 한국인 입양인 20만명 시대에 뭔가 가슴이 ‘뻑적지근’하신 분. 가족의 갈등으로 ‘우리 집구석은 왜 이렇지’하고 가정의 달에 한숨만 푹푹 쉬시는 분.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우신 분께 권한다. 아참, 그리고 묻고 싶다. 어느 날 유튜브에서 당신과 똑같은 얼굴을 발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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