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리우! 씨 유 인 도쿄!]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엉망진창 리우…평창은 달라야 한다

입력 2016-08-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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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개막이 임박했음에도 경기장과 도로변에 철근, 콘크리트가 가득 쌓인 모습으로 개발도상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리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글 싣는 순서

(上)양궁과 그 외 종목으로 나뉘다!
(中)아시아 라이벌 中·日을 배우자!
(下)리우, 평창의 반면교사로 삼자!



불안한 치안·보건과 열악한 인프라는 물론
노트북 하나 수리 못 받는 불편한 서비스에
텅 빈 관중석·말 안 통하는 자원봉사자까지
개·폐막식 말고는 사실상 실패로 끝난 리우


‘새로운 세상(New World)’을 슬로건으로 내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17일간(6∼22일·한국시간 기준)의 열전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 206개국에서 28개 종목에 걸쳐 1만5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총 333명의 선수단(선수 204명·임원 129명)을 파견한 대한민국의 도전은 금메달 9개-종합 8위로 마무리됐다. 대회 준비부터 성적까지 여러 부문에서 2% 아쉬웠다. 수많은 태극전사들과 낭자들이 피땀을 쏟아내며 최선을 다했지만, 대회 초반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이 무너지면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었다. 그나마 어렵게 얻은 메달들도 일부 특정종목에 편중돼 한계와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지구 남반구의 기후와 12시간의 시차 등 낯선 환경에 대한 대비도 미흡했다. 3회에 걸쳐 리우올림픽을 결산한다.

“기다려봐, 해결해줄게!” “곧 된다니까. 서두르지 마!”

대개는 빈말이었다. 약속을 한 뒤에도 바뀐 것은 없다. 묻고 항의하고 따져도 그저 똑같은 답변이 나온다. 입만 아프다. 그냥 있는 대로, 그저 되는 대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경험한 일면이다.

솔직히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2년 전에도 그랬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렇게 인프라가 형편없었던 역대 대회가 없었다”며 경고했다. 지나치게 치솟은 물가, 미흡하고 비위생적인 숙박시설, 얼기설기 조악하게 지어진 임시 훈련장까지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공식 경기장조차 제대로 공기를 맞추지 못한 채 대회에 돌입했으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위험하게 튀어나온 철골과 급히 바른 티가 역력한 회벽, 잔뜩 쌓인 시멘트와 모랫더미에서 공사를 하다 말았다는 흔적이 여기저기서 잔뜩 묻어났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한국이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아마존 남부도시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는 지난해 철거명령이 떨어졌다. 2014년 4월 ‘공사 완료’를 선언했으니,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꼴이다.

달라지려니 했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아니 더 심각했다. 미국 시카고를 제치고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는 인상이 다분했다. 80만여명(추산)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호텔과 호스텔 등의 정식 숙박업소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요금을 받은 것까지는 ‘올림픽 특수’임을 고려할 때 십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 턱 없이 부족해 빈축을 샀다.

경기장과 도로변에 철근, 콘크리트가 가득 쌓인 모습을 통해 ‘국가 차원의 월드컵도, 도시가 중심인 올림픽도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오죽했으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앞으로 열릴 올림픽은 개발도상국 개최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을까. 월드컵과 올림픽으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려던 남미의 중심국가 브라질도, 세계 3대 미항을 지닌 대도시 리우데자네이루도 개도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항상 불안한 치안과 지카 바이러스로 대변된 보건은 둘째치더라도, 기본 서비스조차 엉망이었다. IOC와 대회 조직위원회의 지나친 스폰서 권익 강조와 수익사업 추진으로 올림픽 구역에선 특정 카드가 아니면 사용이 불가했고, 노트북 등 전자기기가 말썽이 나도 제대로 수리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입장권 판매율도 몹시 저조해 썰렁한 관중석이 일상화됐다. 자원봉사자들은 외국어 구사능력이 엉망인 데다, 근무태도 또한 좋지 않았다.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음 올림픽 개최지는 대한민국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과 그 일대에서 펼쳐진다.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미디어센터(MPC)에 부스를 마련하고, 유명 관광지 코파카바나 해변에 홍보관을 설치해 외신과 외국인들에게 ‘평창’과 ‘동계올림픽’을 알렸다.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다. 리우의 8월은 겨울이다. 눈과 얼음이 낯선 곳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14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솔직히 낙관할 수는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준비도 마냥 매끄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평창과 강원도 일원에선 도로와 숙소 등 인프라 건설이 한창이고, 주요 경기장 신축도 굉장히 빠듯한 일정 속에 진행되고 있다. 실무진의 잦은 교체도 이미 위험 수준이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2일(한국시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우의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취합해 우리의 준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저예산으로도 나름 좋은 인상을 남긴 개·폐막식을 제외하면 리우올림픽은 사실상 실패한 대회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IOC지만, 끝까지 ‘성공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리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적 대회를 만들어야 할 과제가 이제 평창에 주어졌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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