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찍은 ‘브이(V) 포즈’ 셀카에서 지문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평범하게 찍은 ‘브이(V) 포즈’ 셀카에서 지문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의 고화질 카메라와 인공지능(AI) 보정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진 속 지문도 복제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흔히 셀카를 찍을 때 무심코 하게 되는 ‘브이(V) 포즈’도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금융 전문가는 유명인의 셀카 사진을 예시로 사용해 지문 복원 과정을 시연했다. 그는 사진 편집 프로그램과 AI 도구를 이용해 육안으로는 흐릿했던 지문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했다.

그는 손가락이 카메라의 정면을 향한 사진일수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1.5m 이내 거리에서 찍힌 사진은 지문 정보가 추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3m 이내 거리에서 찍은 사진도 일부를 복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징지우 중국과학원대학교 암호학 교수도 같은 우려를 내놨다. 그는 고화질 카메라가 널리 쓰이면서 ‘브이 포즈’ 사진만으로도 손가락의 세부 정보를 재구성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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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시도한 사례도 이미 나왔다. 지난해 7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 남성이 손가락이 또렷하게 보이는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범죄자들은 사진에서 지문 정보를 확보해 남성의 집 스마트 도어록을 열려고 시도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AI 관상’이나 ‘무료 손금 보기’ 같은 앱에 대해서도 정보유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의 한 기술기업 직원은 ‘미모 테스트’ 앱을 통해 얼굴 생체정보 1700여 건을 불법으로 수집했다. 이 직원은 해당 정보를 다크웹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은 흐림 처리, 영상통화는 직접 확인 권고

다만 사진 한 장만으로 지문이 곧바로 도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복원한 지문을 실제 인증에 쓰려면 추가 과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 때문이다.

첸신산업보안연구센터의 페이즈용 소장은 지문 추출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실제 범죄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문이 비교적 낮은 보안 단계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위조 문서 등에 악용될 가능성은 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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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나친 공포보다 기본적인 개인정보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가락이 크게 드러난 셀카를 올릴 때는 공개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손 부분을 흐리게 처리하거나 픽셀로 가리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또한 보안이 검증되지 않은 낯선 기기에 지문을 등록하지 말아야 한다고 금융 전문가 리창은 당부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