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노모가올림픽예선출전반대”

입력 2007-12-26 12: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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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특급’ 박찬호(35.LA 다저스)가 노모 히데오의 반대로 올림픽 예선 출전이 좌절될 뻔했던 이야기를 털어 놨다. 박찬호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열린 출국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들어오기 전 노모를 만났는데 올림픽 예선에 출전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노모가 젊은 후배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지 않냐며 올림픽 출전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이어 “노모의 의견에 공감은 했지만 대표팀이 나를 원했고,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박찬호는 “나이도 많고 몸도 좋지 않지만 끝까지 야구를 포기하지 않는 노모를 보면서 존경심을 느낀다. 한때는 라이벌로 생각했던 선수였지만 지금은 라이벌이라는 생각보다는 대단한 선수라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2008시즌의 운명을 좌우할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쉽지 않은 스프링캠프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젊음이 있어 부담 없이 패기를 앞세워 마음껏 도전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그래도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해볼만할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 박찬호는 “새해에는 야구발전이 더 이뤄졌으면 좋겠고, 어린 꿈나무들이 희망을 더 많은 희망을 갖길 바란다. 새로운 대통령이 야구에 관심을 가져 많은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길 바란다”는 새해인사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예년보다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박찬호는 이날 오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간 뒤 1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예정보다 출국이 이틀 지연됐는데. -아내가 요리책을 준비하고 있다.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책을 쓰는데 한국에서의 추가 시간이 필요해 연기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노모 히데오가 계속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만나서 식사를 했다. 노모는 나와 사상이나 사고방식이 다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투수다. 노모는 젊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에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반대했다. 하지만 대표팀이 나를 원했고,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고 싶어 출전을 강행했다. 나와 노모의 공통점이 있다면 내가 다시 마운드에 일어설지 계속해서 도전하고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노모가 남가주대학에서 어린 대학 선수들을 상대로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존경심이 들었다. 예전에는 노모보다 잘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단한 선수라고 느껴진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 향후 일정은? -10, 11월에 많은 운동을 했기 때문에 12월은 운동 없이 휴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할 예정이다. 스프링캠프에 페이스를 맞춰 테스트 무대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싶다. 시범경기까지 보완할 점이 있다면? -올림픽 예선 기간 동안 선동열 감독님이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그동안은 투구폼의 속도 조절에 초점을 맞췄는데 선 감독님이 중심을 오른쪽에 두고 피칭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연습해본 결과 그런 동작이 투구에 힘이 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훈련을 할 것이다. 다음시즌에 대한 각오는? -다저스가 첫 소속팀이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 쉽지 않은 스프링캠프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젊음이 있어 부담 없이 패기를 앞세워 마음껏 도전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도전하는 자세로 스프링캠프에 임할 생각이다. 그래도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해볼만할 것 같다. 또 스프링캠프부터 메이저까지 잘해야만 또 기회가 올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메이저계약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다음시즌이 향후 메이저리그에서의 선수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줄어들고 있고, 해외파들은 국내로 복귀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줄어들고 다른 아시아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 일단 일본처럼 야구의 인프라가 성장해 메이저리그로부터 인정 받는 리그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해외파들의 복귀는 자기의 결심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해외파들의 복귀가 국내야구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될 것이라는 점이다. 후배들의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다저스에 합류했는데. -내가 비중 있는 투수는 아니지만 필요한 투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저스는 나와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 구로다 같은 투수에게 일단 먼저 기회가 가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내가 스프링캠프에서 잘 던지는 일이다. 열심히 잘 던진다면 항상 기회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이너리그로 밀려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계약상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준다면 다저스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다른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저스에서 구원투수로 남아달라고 한다면. -안 할 이유는 없다. 구원투수로 뛰다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선발을 맡았고 지금도 선발로 뛰는 것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구원으로 뛸 경우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다. WBC대회나 올림픽예선에서는 등판일을 알고 있었던데다 일시적인 등판이기 때문에 시즌 내내 구원으로 뛰는 것과는 다르다. 부상 정도와 메이저리그 생활이 많이 남지는 않은 게 현실인데 욕심내고 싶은 목표는? -기록을 목표로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 같고 메이저리그 선수가 다시 돼서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몸은 아주 좋아졌다. 과거에는 자고 일어나도 허리가 아플 때가 있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서 많이 건강해진 것 같다. 야구팬들에게 새해인사를 해달라. -새해에는 야구발전이 더 이뤄졌으면 좋겠고, 어린 꿈나무들이 희망을 더 많은 희망을 갖길 바란다. 새로운 대통령이 야구에 관심을 가져 많은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길 바란다.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이 극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스포츠동아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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