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건그이후](4) 안경현·봉중근난투극…부진의늪으로

입력 2007-12-26 08: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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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빼놓을 수 없는 얘깃거리인 빈볼 시비. 올시즌에도 어김없었다. 해외파 복귀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던 LG 봉중근(27)과 두산의 베테랑 내야수 안경현(37)의 빈볼 난투극은 그중에서도 압권이었다. 5월4일 LG-두산전이 열린 잠실구장. 시즌 초반 서울 라이벌전의 팽팽한 기싸움은 뜨거웠다. 시즌 초반 2연승으로 잘 나가던 봉중근은 그날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난타당하다 0-4로 뒤지던 5회초 두산 공격에서 일이 터졌다. 어이없이 실점을 한 봉중근은 화가 났는지 안경현의 머리쪽으로 볼을 던졌다. 빈볼로 생각한 안경현은 분을 참지 못하고 마운드로 뛰어가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자세를 낮추면서 주먹을 피한 봉중근은 안경현을 어깨 너머로 뒤집어 메쳤다. 양팀 선수들은 곧장 그라운드로 몰려나왔고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 코칭스태프의 만류로 사태는 힘겹게 진정됐지만 둘은 올시즌 2·3번째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오래 갈 것 같던 ‘뒤집기 난투극’의 감정싸움은 의외로 빨리 봉합됐다. 봉중근이 다음날 곧바로 안경현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둘은 공식 화해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빈볼 난투극의 저주’를 받았는지 앞날이 꼬였다. 특히 봉중근은 빈볼 이후 곧바로 원인 모를 슬럼프에 빠졌다. ‘사건 당일’이었던 경기에서 4.1이닝 5실점의 부진으로 한국 무대 복귀 후 첫 패전의 멍에를 썼던 봉중근은 이후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몸싸움 후유증’을 혹독히 앓았다. 5월 한 달간 승리 없이 3패에 방어율 9.15로 처참히 무너졌다. 봉중근의 페이스는 이후에도 좋아지지 않았고 6승7패 방어율 5.32의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며 해외파의 체면을 구겼다. 안경현은 난투극 이후 타격 상승세를 보이며 봉중근의 부진과 대비됐다. 5월 한 달간 타율 3할2푼2리에 19타점을 기록하며 ‘큰형님’의 힘을 보였고 6월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7월부터 하락세로 바뀌더니 8월에 부상으로 쓰러졌다. 안경현은 8월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손 중지 골절상을 입었다. 한 달여 재활 끝에 돌아와 포스트시즌 해결사로 나설 준비를 마쳤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사구를 손에 맞고 또다시 쓰러졌다. 포스트시즌 무서운 신바람을 내던 두산의 상승세도 그의 부상과 함께 꺾였다. 시즌 뒤 휴식을 갖던 봉중근은 요즘 4주간 기초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병역 의무를 빨리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 시즌 빅리거의 위력을 되찾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안경현 역시 꾸준한 재활로 손가락 부상을 떨쳤다. 그는 내년에도 큰형님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알리기 위해 20일 자비를 들여 심재학(KIA)과 함께 하와이로 훈련을 떠났다. 〈양승남기자 ysn93@kyunghyang.com〉 -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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