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가 올 시즌 경남 FC를 정규리그 4위에 올려 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박항서(44)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전남 구단은 27일 허정무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이후 공석으로 남아있던 감독직에 박항서 전 경남 감독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은 2년. 그렇지만 연봉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전남 드래곤스의 이건수 사장과 박항서 감독이 27일 전남 구단에서 첫 대면식을 가졌다. 전남은 2008년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 3연패를 목표로 하는 FA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역량과 성적 등이 검증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항서는 지난 달 6일 경남 구단 수뇌부와의 마찰로 돌연 사퇴한 이후 한달 반만에 다시 지도자로 복귀하게 됐다. 지난 1988년 현역에서 은퇴한 박 감독은 14년여간 프로축구와 대표팀을 넘나들며 코치생활을 해온 베테랑 지도자. 안양 LG(현 FC서울) 트레이너를 거쳐 수원 삼성 코치를 역임한 박 감독은 수원 코치 시절 김 호 전 감독과 함께 K-리그에서 2차례나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02년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룬 업적을 높이 평가받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기도 했다. 이후 2003년부터 2004년 12월까지 포항 스틸러스 수석코치를 지낸 박 감독은 이듬 해 8월 신생팀 경남 시민구단의 첫 감독으로 부임했다. 시민 구단의 열악한 재정난과 무명 선수들로 구성된 전력에도 불구하고, 박 감독은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선수화합을 도모한 결과 3년 만에 경남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한편 전남 사령탑에 취임한 박 감독은 구단 인터뷰를 통해 “나를 선택해준 전남 구단에 감사 드린다. 나에게 기회를 준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진회 인턴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