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경쟁부문진출‘밤과낮’현지시사회

입력 2008-02-14 09: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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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해 12일(현지 시간) 시사회를 가진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화제에서 매일 소식지를 발간하는 영국의 영화 전문지 ‘스크린 데일리’가 준 별점은 4점 만점에 2점이었다. 총 21편의 경쟁 부문 출품작 중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폴 토머스 앤더슨(미국) 감독 ‘데어 윌 비 블러드’의 3.3점, 마이클 리(영국) 감독 ‘해피 고 럭키’의 3.2점에 비하면 뒤처지는 점수다. 스크린 데일리는 “인간의 단점에 대한 캐릭터 스터디로서 영리하고 재미있지만 결코 심오하지는 않다”고 평했으며 상영시간(145분)이 너무 긴 것을 지적했다.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가벼우며, 형이상학적이지만 소화하기 쉽다”며 “‘사람들의 거짓말’이라는 주제는 홍상수의 영화에서 새롭지 않지만 이를 솜씨 있게 재활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남자 주인공 김영호는 이전 ‘홍상수의 남자들’보다 남성적인 매력이 있고 여주인공 박은혜는 예쁘지만 복잡한 캐릭터의 젊은 여성 역할을 잘 해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 역시 “한 40분은 잘라내야 (필름 마켓에서) 잘 팔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에 있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프로그래머는 “시사회에서 30, 40대 남성 관객들은 키득거리며 좋아했지만 여성 관객의 반응은 열광적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밤과 낮’은 기존 홍상수 영화와 마찬가지로 ‘우유부단한 남자가 낯선 곳에서 예쁘지만 묘한 여자를 만나는 모험담’이다. 대마초를 피우고 파리로 도망간 화가 성남(김영호)이 밤에는 매일 국제전화로 아내(황수정)와 사랑을 확인하면서 낮에는 젊은 미술학도 유정(박은혜)에게 끌리게 되는 이야기. 그의 독백과 함께 일기처럼 날짜별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해변의 여인’을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올렸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상을 타지 못해 올해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제는 17일(현지 시간) 폐막된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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