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영의맛있는대화법]“네가최고”추켜올리고“맞아맞아”맞장구쳐라

입력 2008-03-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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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것이 많아야 말도 잘 한다 같은 말을 해도 말을 맛있게 하는 사람과 맛이 없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말을 맛있게 하려면 일단 머릿속에 든 게 있어야 누구를 만나든지 상대방에 맞는 카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기나 신문 읽기, 여행, 타인과의 대화 등 직간접 경험 쌓기가 필수이다. ○ 경청과 맞장구로 공감지수 ‘업’ 다음은 경청과 맞장구다. 말을 하는 것 보다 오히려 상대방 말에 귀 기울여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아 맞아’ 하면서 반응을 보여주는 공감지수가 훨씬 더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말에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있다. 술집 마담들이 2차를 안 나가고도 수많은 남자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노하우도 바로 이 경청과 맞장구에 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듣기의 인격이다. 최악의 화자란 상대가 지루해하는 줄도 모르고 자기 말만 길게 늘어놓거나, 상대가 어떤 주제를 꺼냈을 때 맞장구는 커녕 엇박자로 김을 빼놓는 사람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고 탈무드(무드를 깬다고 해서), 혹은 소방수(분위기에 찬물 끼얹는다고)라고 부른다. 그 밖에도 듣는 둥 마는 둥 주위가 산만한 사람, 눈을 마주치지 않고 얘기하는 사람, 표정에 웃음이 전혀 없는 사람, 딴 짓 해놓고 무슨 얘기했냐고 다시 묻는 사람, 남의 뒤 담화에 능한 사람 등이 대화에 있어서 빵점짜리 화자로 꼽힌다. 물론 잘난 체도 금물이다. 유재석씨에게 안티가 없는 이유도 한결같이 겸손한 자세, 웬만해서는 남의 약점을 건드리지 않는 말 습관 등에 기인할 것이다. 박경림 역시 자학모드라고 불릴 정도로 처음 보았든 자주 보았든 자신을 최대한으로 낮추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뀐 연예인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싫어하는 유형이 바로 삼척동자,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이 아닐 런지. 그런 남녀는 제아무리 똑똑하고 배경이 좋다 하더라도 결코 인기가 있을 수 없다. ○ 또 하나의 활력소 ‘유머감각’ 맛있게 대화하기 위한 또 다른 요소는 유머이다. 유머감각은 꽉 막혀있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나올 수가 없다. 사물을 뒤집어도 보고, 거꾸로도 보는 융통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 세상에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포용력이 기본이다. 내가 방송을 해 본 사람 중에서는 요즘 빛나는 조연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기자 이한위 씨의 유머 감각이 탁월해 보였다. 특히 하나하나 입에서 나오는 기발한 단어선택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담가로 도장을 꽝꽝 찍어주고 싶다. 모르긴 몰라도 독서를 굉장히 많이 하지 않나 싶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점을 확연히 느꼈다. 또 한 사람, HQ(유머지수)가 높은 사람을 꼽자면 요즘 라디오 DJ로도 활약하고 있는 안재욱 씨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간혹 라디오를 통해 듣는 그의 애드립은 정말이지 감탄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안재욱 씨의 매력을 잘 모르다가 라디오 DJ로서의 재치, 순발력, 유머감각을 접하면서 최근 들어 그가 완소남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못생긴 남자는 용서해도 재미없는 남자는 용서 못하는 게 사실이다. 안재욱과 더불어 탁재훈 역시 빼어난 유머감각을 갖고 있는 연예인으로 인정함에 누구든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유머감각은 타고나는 부분이 크지만, 선천적으로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생활에서 늘 유머를 구사하려고 해보고, 인터넷이나 서점을 뒤져서 여러 가지 유머를 수집하는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중에서는 손학규 통합 민주당 대표가 툭툭 던지는 말 중에 유머감각이 느껴진다. 친화력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경우에는 유머감각이 다소 떨어져 보이지만, 용어사용과 톤이 신뢰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경우에는 가식 없는 말투가 소탈하고 서민적인 느낌을 준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꾸미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 그야말로 실용적인 화법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어 보인다. 직설법에 있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를 사람이 없겠지만. 그런데 사실 정치나 외교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함축적 표현이 요구된다. 특히 정치는 한 마디로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판에서 말 한마디 한 마디를 꺼낼 때 그만큼 신중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 외에도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칭찬요법이 필수다. 맞장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보이는데 대안 없는 비판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칭찬을 하면 상대가 마음을 열어 대화의 온도가 올라가지만, 비난을 할 경우에는 상대방이 마음의 빗장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설득이 되지 않는다. 설혹 상대방의 말에 동의를 하지 않더라도 YB화법 (Yes, But)을 사용하면 훨씬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즉, 먼저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고 (Yes) 그 다음에 반박하고 싶은 내 말을 (But) 조심스레 피력하는 방법이다. 또한 상대의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말을 명심할 것이며, 반면에 나의 모자란 점은 빨리 오픈해야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를. ○ 회의 때는 핵심만 짧게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소위 키스(KISS)법칙을 활용해 보자. Keep It Short & Smart. 말은 짧게, 그러나 포인트는 놓치지 않고 다 담아서 해야만 듣는 사람이 집중을 할 것이다. 일명 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것도 맥락을 함께 하는데,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3분 동안 회사 윗사람을 설득할 수 있어야 내게 30분이라는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주어진다는 얘기이다.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말을 하는 쪽이 대화의 주도권을 가질 것 같지만, 실은 듣는 쪽이 오히려 대화의 해석력이 높아지고 정보도 많이 얻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후자가 대화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직업상 많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사석에서 주로 듣게 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이다. 자, 이정도면 여러분도 맛있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숙영 동아방송 아나운서로 출발해 KBS ‘FM대행진’ DJ로 애청자들의 귀와 감성을 사로 잡았다. 1993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 현재 SBS ‘이숙영의 파워FM’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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