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카페]이효리“한물갔다?…서른살성장통이라여길래요”

입력 2008-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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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여자는 또 다른 사춘기를 겪는다. 일, 사랑, 그리고 미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돌아보고, 짚어보고, 혹은 털어내는 ‘재구성의 시간’ 그 것이 여자의 서른 즈음이라고 한다. 이효리, 한 마디 말로 거뜬히 신문 톱 기사를 만드는 최고의 이슈 메이커다. 그런 이효리를 마주하기란 사실 쉽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과장된 보도들이 깊은 상처를 줘 요즘엔 인터뷰를 거의 안 한다”고 직설적으로 내뱉었다. 그런 이효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질문만 받아 그 답변을 듣는 이른바 ‘대타 인터뷰’란 형식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다. 접근 방식이 신선하다며 “한번 해 보겠다”고 나선 이효리. 그녀와 같은 서른 즈음을 사는 여인들의 고민과 궁금증에 대해 이효리는 깊은 공감을 느끼는 듯 했다. - 계란 한 판을 채우는 나이, 여자의 서른은 또 다른 사춘기라고 생각해요. 효리씨도 고민이 많죠?.(국문학 전공 대학 강사 정 모씨·31세) “이 일을 계속 해야 할까, 시집을 가야 하나. 저도 서른 즈음의 여자들과 똑같은 고민을 해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예컨대 저를 패션 아이콘이라고 하잖아요. 30대의 이효리는 무엇을 입어야 하나 그런 생각도 깊이 해봅니다.” - 한 가지 더 질문하겠습니다. 아침에 거울 보는 게 무서운데 효리씨는…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과 서른 첫 날의 느낌이란 게 참 틀리더라고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데 말이죠. 서른이란 숫자가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더군요. 하지만 전 아직 거울 보는 게 무서울 정도는 아니던데.” - 인생의 정점을 찍어 본 사람으로서, 그 순간은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공허함을 느끼진 않는지. (외국계 증권사 직원 김 모씨·32세) “인생의 정점에 대한 제 기준은 스스로 만족스러울 때, 그리하여 마음이 행복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전 아직까지 그 정점에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연말가요대상을 휩쓴 때가 있었죠. 그 기록에 빗대 누구는 ‘이효리가 한물갔다’고도 해요. 가야 할 목표가 남아있는 저로선 그런 말이 더 의욕을 샘솟게 하네요.” - 조언으로 질문을 대신하면요. ‘절대’ 결혼하지 마세요. (딸 하나 둔 엄마 강 모씨·33세) “전 해보고 싶은 것, 놀아보고 싶은 것 다 해본 후에 결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안정감을 찾고 싶을 땐 결혼을 하겠지요. 좀 늦게 하고 싶어요. 서른넷이나 다섯 쯤? 그런데 그 나이가 된 이효리를 누가 데려갈진 모르겠네요.” - 결혼하고 싶은 여자와 연애하고 싶은 여자가 있잖아요. 전 후자인 것 같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남자가 꼬리를 빼요. (신문사 기자 이 모씨·32세) “대개 남자들은 제게 연애하고 싶은 여자라고 생각하고 다가오죠. 근데 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유형이에요. 연애를 하다보면 남자가 ‘결혼하고 싶다’고 돌변해요. 그럼 제가 꼬리를 빼죠. 그런데 저 혼자서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 스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은행 직원 지모씨·28세) “정의를 내리기에 앞서 제가 이 위치에 있을 만한 사람인가 반문해 봅니다. 이유없는 칭찬과 또 그 만큼의 비난을 받을 때 아직도 어리둥절하고요. 불쌍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란 측면에서 스타는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고 그렇군요.” - 효리씨는 무대에서 춤출 때 가장 멋있어요. 앉아서 노래하는 건 어색하네요. (자진 백수 김 모씨·30세) “지난 해 발라드로 라이브 공연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제 갈 길이 아니라는 걸 방송 모니터링하면서 깨달았어요. ‘라이브 논란’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이젠 내가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무대에서 춤출 때는 진짜 ‘그 분’이 오신 것 같이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요. 그게 이효리인가 봐요.” - 하나 더 질문하면요. 원더걸스와 빅뱅이 함께 노래하는 식의 조인트 공연이 가요계 트렌드 같은데, 이효리는 누구와 노래해보고 싶으세요. “소녀시대? 소녀시대 사이에 끼면 여러분이 과연 절 찾아낼 수 있을까요. 다이나믹 듀오 같은 힙합 뮤지션과도 함께 해보고 싶고요. 비(정지훈)와 같이 공연하면 멋있을 것 같아요” - 당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1번 섹시 미, 2번 연예인답지 않은 솔직함, 3번 겁(대가리) 없음. (회사원 황 모씨· 29세) “3가지 다 제 매력 아네요? (웃음) 그런데 전 3번 겁 (절∼라) 없음이 마음에 드는데요. 매사에 편견이 없어요. 그게 다른 연예인과의 차별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해 모 패션 지 화보를 찍으면서 전 수영복을 입었어요. 돈 받고 찍는 모바일 화보도 아닌데 말이죠. 화보 분위기에 맞는다고 생각되면 전 노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모 방송에선 ‘뚱뚱하게’ 특수 분장도 했잖아요. 스스로 재미있겠다 싶으면 전 앞뒤 안 재고 해버려요.” - 얼마 전에 코 수술을 했는데 너무 만족해요. 성형에 대한 당신의 생각과 솔직히 한 곳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치과기공사 이 모씨·31세) “적당한 수준은 찬성합니다. 성형중독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다이어트나 성형을 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말이죠. 성형 의혹이라.... 가까운 지인마저도 ‘어디서 했니?’라고 조심스레 물어 올 때가 있어요. 진심으로 말씀드리면 저 수술한 데 없어요. 특히 가슴 수술 안했거든요. 아니라고 말해도 안 믿으시는 건 참 어렵네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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