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인터뷰]거미,“YG엔터와결별이요?‘NO’의리지켜야죠”

입력 2008-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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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거미(본명 박지연·27세)는 원래 이번 음반을 마치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려 했다. 딱히 옮겨갈 기획사를 미리 정해두지 않았지만,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거의 굳혔다. 2006년 4월 언플러그드 앨범을 발표한 후 거미는 YG와 서서히 결별 수순을 밟았다. YG측도 결국 거미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대신 이번 마지막 앨범에 서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맞췄다. 재계약 문제로 어수선했지만 거미는 ‘유종의 미’를 위해 4집 작업에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했다. 일부 기획사에서 소문을 듣고 계약금 20억 원을 제안하며 영입의사를 보였지만, 거들떠보지 않았다. ‘마지막’이란 생각은 이전보다 더 YG 스태프들을 더욱 더 진실로 대하게 만들었다. 거미는 전과 달리 소속사 식구들과 마음을 완전히 터놓게 됐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정이 들기 시작했다.》 - 인기가수의 재계약은 한번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 보통 소속사를 옮기는데. “맞다. 돈도 중요하다. 나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지인이 (영입하겠다는 사람을)소개시켜 준다고 했는데 YG와의 앨범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20억 원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도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 소속사와의 재계약으로 고민할 때 같이 있던 휘성, 빅마마 등이 회사를 떠났는데. “그렇다. 휘성이 먼저 나가자 나도 나가려 했다. 다른 가수들이 재계약으로 고민할 때 나는 일찌감치 떠나겠다고 결정하고 마음 편히 있었다. 그런데 빅마마가 떠난다고 했을 때 YG 사람들이 너무 가슴 아파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 사람들(YG 스태프)을 또 아프게 하겠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 그런데 왜 YG에 남았나. “웃을지 모르겠지만 의리를 지키고 싶었다. 또 YG만큼 믿을만한 브랜드가 또 어디 있겠나.” - 새 앨범을 발표하고 나선 무대에서 단발 머리에 핫팬츠로 등장해 화제다. 여자의 변신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사실 새로운 모습은 아니다. 20대 초반에 단발머리를 했고, 핫팬츠는 ‘언플러그드’ 앨범 때 한참 입었다. 살도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 예전보다 오히려 더 튼튼해졌다. 운동하면서 다리도 굵어졌고. -모습이 달라져서 성형논란이 있었다. “하하. 수술할 시간이 있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내 트레이너가 한 모임에 갔다가 의사들로부터 ‘거미가 관리 받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화를 냈다고 한다. - 남자친구는 있나. “없다. 지금은 사귈 마음도 없다. 이성에게 기대고 싶고, 가슴 떨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 없다. 요즘 애인 있으면 귀찮을 것 같단 마음도 든다. 그렇다고 남자가 싫은 건 아니다.” - 마지막 사랑은 언제였나. “언플러그드 앨범을 발표하기 전이다. 가족 같은 편한 친구였다.” - ‘미안해요’가 음악차트 정상을 휩쓸고 있다. 최고의 전성기 아닌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방송 무대에 서면 10대 관객들이 많아서 어색하다. 내 팬들은 (객석) 저 뒤로 가 있다.” - 일렉트로니카 장르를 부르는 처음이다. 앨범을 준비할 때부터 마음먹었던 변화인가. “변신을 위해 도전한 것이 아니다. 좋은 노래가 나왔기에 불렀다. 이번 앨범에 다양한 장르가 실렸다고 하는데, 이미 다 했던 장르들이다. ‘미안해요’ 외에 장르가 새로울 건 없다.” - 지난 1년간 운동을 하면서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한 것으로 안다. “처음에 재계약 문제로 고민이 많아 한때 2∼3달 술독에 빠져 살았다(웃음). 밥도 안 먹고 술만 마셨다. 하지만 재계약 결정한 후 술을 입에 전혀 대지 않고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음식조절도 했다. 점심엔 한식을 먹고, 저녁엔 고구마, 콩 등을 먹었다. 운동시간도 처음에 3시간에서 4∼5시간으로 차츰 늘여갔다. 기상 시간도 늦어도 오전 8∼9시로 지켰다. 그 사이 신앙심도 더 커졌다. - 그래서 한동안 친구들(영지, 린 등)도 만나지 않았나. “지난 해 하는 일이라곤 운동 아니면 녹음이었다. 술도 안 마시고 하니, 친구들과 만날 일이 없더라.” -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우는 날이 많았나, 웃는 날이 많았나. “우는 날이다. 외로움과의 싸움,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일본에 있을 때도 매일 공부만 했다. 무엇보다 재계약 문제가 많이 힘들었다. 거기에다 소소한 집안 일도 많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소속사와의 의리를 지켜 1위 행진이 더욱 값진 것 같다. “나도 완성된 인간이 아닌지라 힘들다. 하지만 이겨내고 괜찮아지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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