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의G레터]관우엄마가게임회사로간까닭은?

입력 2008-03-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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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이런 식이다. ‘자녀 세 명 전부 일류대 보낸 김삼순 주부의 비법’, ‘외국에 안 보내고도 내 딸 영어 영재로 키우는’ 등. 그러나 아시다시피 세상은 가슴 벅찬 성공 스토리만 있지는 않다.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온라인게임에만 푹 빠져서 학교 끝나면 PC방으로 직행하고, 급기야 PC방에서 밤을 지새우는 충격적인 외박(?)까지 불사한다면? 이때야말로 맹모(孟母)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온라인게임 홍보를 하면서, ‘중독’이나 ‘과몰입’ 같은 단어들로 먼저 자기 검열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례, 희망을 주는 생생한 사례가 필요했다. 와중에 이정이 주부를 만날 수 있었다. 온라인게임의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고 어린 여동생을 칼로 찔러도 죽지 않고 다시 살 거라는 상상을 말해 그녀를 충격에 빠지게 했던 아들 관우도. 내가 이 가정을 만난 건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몇 년의 노력 끝에 밝고 건강하게 온라인게임 문화를 가정에 정착시킨 후였다. 인천에 있는 관우 집을 찾아갔을 때 거실에 TV는 없었고 나란히 두 대의 데스크톱 컴퓨터 가 놓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게임용이었다. 온라인게임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온 가족의 공간에서 승부(?)를 펼치는 구도였다. “아침저녁으로 소리 내어 책 읽기. 활쏘기 놀이하기” 현관 옆 하얀 대자보에 꼭꼭 눌러 쓴 약속들을 보니 따스한 자녀 교육법이 느껴졌다. 아닌 게 아니라 이정이 주부의 교육열은 요즘 유행어가 된 ‘강남엄마’ 만큼 열정적이었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아들 손을 이끌고 온라인게임 회사를 직접 방문해, 게임은 가상현실일 뿐, 현실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만드는 하나의 작품임을 인지시킨 지혜 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관우가 스낵을 너무 좋아해서 1년간 끈질기게 요청한 끝에 오리온 공장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 한 가정을 위한 견학을 추진했다. -자녀들이 악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해서 삼익악기 공장도 견학시켰다. 지금 관우는 게임을 즐긴다. 수 백 가지 꿈들 중 게임회사 CEO도 있다. 관우 어머니도 행복하다. 아주 넉넉하지는 않지만 백방으로 뛰어다녀서 애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게 신이 난다. 온라인게임은 하나의 문화다. 지금도 관우는 온라인게임 실력에서 친구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친구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나도 행복하다.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극복해야 할 어두운 단면들을 밝게 비추어낼 수 있다면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자랑할 것이 무궁무진한 보배이기 때문이다. 액토즈 소프트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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