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소나기는피하자”

입력 2008-04-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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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화제작5∼7월잇따라개봉…‘모던보이’등하반기로후퇴
매 년 5월 잊지 않고 찾아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올 해도 개봉 예정인 라인업은 어느 해 부럽지 않게 화려하다. 가뜩이나 힘든 한국 영화, 과감하게 정면 대결을 펼치거나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극단적으로 상반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해 5월에서 7월까지 한국 극장가는 미국 흥행작들이 싹쓸이를 했다. ‘트랜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3’, ‘스파이더맨3’등 2007년 5월부터 7월까지 개봉한 대형 흥행대작들의 극장 점유율은 75∼82(영화진흥위원회 집계). 워낙 대작이 많다 보니 당시 한국 영화는 의도적으로 이 기간 개봉을 피했다. 올 해도 만만치 않은 해외 흥행작들이 이 기간에 개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5월에서 7월을 개봉 시기로 잡은 한국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아예 멀찌감치 하반기로 개봉을 연기했거나 8월 여름 시장 끝자락을 노리는 영화도 많다. 하지만 당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 개봉을 결정한 영화도 있다. 차인표 주연 휴먼 드라마 ‘크로싱’(감독 김태균·제작 캠프B)은 6월 5일 개봉한다. 투자사 밴티지홀딩스 마케팅팀 박소연 팀장은 “5월 22일 ‘인디아나 존스4’가 개봉되지만 함께 경쟁하는 한국 영화가 없어 개봉을 확정했다. 내부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해 6월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5∼7월에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적은 만큼 오히려 기회라고 판단한 경우다. ‘크로싱’ 외에 봉태규 주연의 ‘가루지기’가 5월 1일 개봉을 결정했다.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가 다시 손을 잡은 ‘강철중’도 6월 19일 개봉을 결정, 할리우드영화와 맞대결을 선택했다. 반대로 미국 흥행 대작을 피해 하반기 개봉하는 영화는 또 다른 경쟁을 앞두고 있다. 한 제작관계자는 “후반기 작업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모던보이’, ‘신기전’, ‘킬미’가 모두 후반기로 개봉을 미뤘다. 7월부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신기전’, ‘님은 먼 곳에’ 등 기대작이 개봉된다. 할리우드 영화 피하려다 하반기 한국영화 끼리 치열한 경쟁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8월 8일 개막되는 2008 베이징 올림픽도 하반기 개봉되는 영화흥행의 변수다. 하지만 ‘아이언 맨’(4월 30일), ‘스피드 레이서’(5월 8일),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5월 15일), ‘인디아나 존스4’(5월 22일), ‘인크레더블 헐크’, ‘해프닝’(6월 13일), ‘핸콕’(7월 2일)까지 미국영화 라인업이 어느 해 보다 화려한 5, 6월, 7월 초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전략이다. 이경호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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