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술김에출연OK이렇게뜰줄이야”

입력 2008-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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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날땐언제나술한잔…박중훈은골프·정준호는여행친구
김민종은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동안 여섯 개비의 담배를 피웠다. 하루 한 갑 반을 피던 흡연량이 최근 두 갑으로 훌쩍 늘었다고 한다. 김민종은 “촬영장에서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아 더 피운다”고 했다. 김민종은 요즘 두 가지 사랑에 빠진 남자, 운명의 여인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는 남자, 그래서 슬픈 남자 한경수로 살고 있다. MBC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연출 이형선, 이하 박정금)에서다. 아픈 사랑을 하는 남자들이 그렇듯, 김민종은 경수를 연기하며 여성 팬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비록 흡연량은 늘었지만, 돌아온 ‘오빠’ 김민종이 이제 30대 여성 팬들을 흔들어 놓고 있다. -‘아줌마의 로망’이란 말이 자주 들린다. “10대 팬들은 몸이 먼저 움직인다. 소리를 지르고 어디든 따라온다. 30대는 아니다(웃음). 조용하다. 주변에서 ‘30대의 훈남’이란 말도 들었지만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 드라마 스태프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의 ‘박정금 갤러리’에 들어가 보라고 몇 번이나 권했지만 아직까지도 못 갔다. 제작발표회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인터넷에 들어가지 않아서…” -‘박정금’ 연출자 이형선 PD의 삼고초려가 있었다는데. “준비하던 드라마가 늦어지면서 영화 제의를 받았다. 유명한 감독이었다. 사람들 모두 ‘꼭 영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이때 ‘박정금’ 출연 제의를 받았다. 며칠 뒤 (이)경영이 형이 전화해서는 ‘이형선 PD가 좋은 사람이니 만나보라’고 했다. 거절할 생각에 이 PD를 만났는데 내 출연작을 정말 꼼꼼히 조사해왔다. 한 시간쯤 이야기하고‘그래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며칠 후 (한)재석 어머님 상갓집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얼떨결에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버렸다. 이후 소속사 이사님께 거절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분도 설득당해 ‘민종아, 해야겠다’고 말하더라. 이쯤 되니 안할 수가 없었다.” -인복은 타고난 편인가, 노력하는 쪽인가. “노력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대할 때 진솔하고 솔직하자는 마음은 늘 갖고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 과거에 술도 정말 많이 마셨다(이 대목에서 김민종은 크게 웃었다). 사실 술보다 사람이 좋다.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그 앞에 당연히 술이 있었다. 성격 상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지 못한다(김민종은 O형이다).” 김민종에 따르면 한 때 영화계에서는 “민종이는 술 한 잔 마시면 캐스팅 된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심지어 “(이)경영이 캐스팅하면 민종이는 따라 온다”는 말도 들렸다. 끈끈한 인연인 둘은 영화 ‘삼인조’, ‘패밀리’, ‘종려나무 숲’ 등에 함께 출연해 영화판의 ‘소문’을 ‘사실’로 증명했다. -히트작인 ‘느낌’ 같은 드라마를 다시 하고 싶은 때는 없는지. “얼마 전 작곡가 서영진 형과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그대와 함께’(‘느낌’ 주제가)가 나왔다. 영진이 형이 작곡하고 내가 부른 노래다. 기분이 묘했다. ‘느낌’의 촬영은 지금 떠올려 봐도 생생하다. 영진이 형과 다시 한 번 ‘느낌’같은 작품을 만들자고 얘기했다. -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로 데뷔해 연기생활 20년째다. “누군가는 내가 운이 없는 배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은 배우였다. 영화에 출연하고 음반으로 인기를 얻은 것도 큰 기회였다. 슬럼프가 없다면 웃긴 소리다. 위기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좋아지겠지’라고 믿으며 당당하게 이겨내려 했다. 지금은 웃을 수 있다.” 김민종은 골프를 즐긴다. 안성기가 회장으로 있는 골프모임 ‘싱글벙글’ 회원으로 박중훈, 한석규와 자주 필드로 나간다. 여행도 좋아한다. 첫 손에 꼽는 여행지는 강원도 속초. 요즘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주목받는 정준호는 김민종의 여행 친구다. 지금은 주말 저녁 나란히 시청자와 만나는 처지지만 촬영을 시작하기 전 함께 여행을 떠나 의지를 다졌을 정도로 우애가 깊다. 남자와 여행을 다니는 솔로 김민종에게 ‘친구가 많으면 여자가 싫어하지 않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터트린 김민종은 “아니다”고 단숨에 대답했다. “사랑? 기다려 보는 중이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 운명이란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좀 더 기다려 보겠다.” <김민종은…> 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로 데뷔하고 90년대 들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등으로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어요. 94년 드라마 ‘느낌’으로 10대의 우상으로 등극하고 가수로도 영역을 넓혔습니다. 솔로 음반에서는 ‘또 다른 만남을 위해’, ‘하늘아래서’를 히트시켰고 손지창과 결성한 더 블루로는 ‘너만을 느끼며’, ‘나의 곁엔 언제나’ 등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트렌디 드라마 ‘미스터 Q’, ‘비밀’ 등으로 스타성을 잇다가 2000년대 초반 잠시 활동을 멈췄지만 현재 ‘천하일색 박정금’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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