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40대아줌마여!섹시하게살자”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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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은 여전히 기운이 넘쳤다. 오랫동안 그녀를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놀랍다”고 말했다. 드라마 한 편을 끝내면 수 일 동안 무조건 휴식을 취하던 과거와 확실히 다르다고도 했다.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하 ‘내마스’)의 종영 이후 만난 최진실에게서 세 달 동안 밤낮없이 촬영하며 쌓인 피로나 고단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넘치는 활기와 여유가 있었다. 그녀는 지치지 않는 이유를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진실을 만난 시각은 밤 9시께. 그녀는 대뜸 “그냥 소주 한 잔 마시며 말하자”면서 근처 삼겹살 집으로 이끌었다. 이후 새벽까지 인터뷰, 아니 술자리는 이어졌다. 최진실은 드라마를 마친 소감에 대해 “숨차게 단거리 결승점을 통과해 막 가쁜 숨을 몰아쉬는 기분”이라고 했다. 방영 내내 그녀에게 ‘줌마렐라’ 혹은 ‘제2의 전성기’라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최진실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대신 드라마에 임하면서 최진실의 마음을 채운 건 배우로서의 만족감이었다. 그녀는 몇 년 전 인생의 큰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그 아픔이 세상에 온통 까발려지면서 더 큰 충격과 좌절을 맛보았다. 이후 공백과 아픔을 딛고 KBS 2TV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지만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예전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에 다시 출연할 용기가 없어진 것이다. “과연 내가 다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 나를 보며 사람들이 웃어줄까 두려웠다. 멜로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공감하지 않고 ‘최진실의 과거’를 떠올릴까 걱정이 됐다.” 이때부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내마스’의 출연은 그래서 더욱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 그 결정에 대해 그녀는 만족해 하고 있다. 최진실은 “이 드라마 덕분에 앞으로는 시트콤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극 중 39세의 아줌마 홍선희를 연기하며 카메라 불이 꺼지면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다고 했다. “내 이야기 같아서”였고, “또래 아줌마들의 속마음이 느껴져서”였다고 한다. 그녀는 가장 대표적인 장면으로 홍선희가 남편과 이혼하고 딸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십장의 주민등록등본을 떼다가 장동철(정준호)에게 들키는 장면을 꼽았다. 최진실은 “이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소주잔을 들이켰다. 실제로 그녀는 두 아이의 성을 자신과 같은 최씨로 바꾸려는 심판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더욱 “홍선희의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새 인생을 준비하며 겪는 아픔도 마찬가지였다. “이혼은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이란 의미를 문희정 작가가 정말 잘 써주고 잘 그려줬다. 아줌마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 홍선희는 ‘40대 아줌마여, 섹시하게 살자’는 외침 같았다.” 최진실은 불혹의 나이에 안방극장에서 베드신까지 소화할 정도로 내공이 두터운 배우다. 다시 한 번 트렌디 드라마의 요정으로 떠오를 만큼 녹슬지 않은 저력도 갖췄다. 연기만큼이나 엄마로의 노력도 남다르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들 환희에게 호되게 회초리를 들 정도로 엄한 엄마이자 다섯 살 난 딸 준희와도 친구처럼 지내는 따뜻한 엄마이기도 하다. “때로는 엄마이기 전에 여자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마음을 홍선희가 보여준 게 아닐까. 여자는 70대가 되더라도 여자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장동철의 말이 항상 생각난다.” 밤은 깊어갔고 탁자에 술병은 쌓여갔다. 그녀의 이야기에 가슴 깊히 공감하면서 직업의 본분을 망각(?)한 기자의 수첩도 어느 틈엔가 닫혀 있었다. 생애 첫 토크쇼 진행…욕심많은 진실씨 드라마를 끝낸 최진실은 당분간 진행 중인 OBS 토크쇼 ‘진실과 구라’(금요일 오후 9시)에 전념할 계획이다. 생애 처음 토크쇼를 진행하는 최진실은 매 회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맏언니로서 스태프들을 다독이고 있다. 게스트 섭외도 적극적이다. 이미 이경규를 게스트로 출연시키는데 성공한 그녀의 다음 초청 목록에는 탁재훈, 신정환, 이영자, 홍진경 등 이른바 ‘최진실 사단’이 가득하다. 매 회 진실과 거짓을 사이에 두고 난상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 성격 상 그녀는 여러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최진실은 “이왕 하려면 확실하고 화끈하게 진행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모든 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소소한 궁금증이 세상의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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