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안방마님박경완이본김광현의고공비행비결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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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폭풍질주’를 하고 있는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20·사진). 지난해 후반기부터 가능성을 엿보이다 한국시리즈서 깜짝 활약을 펼친 뒤 급성장, 올 시즌 한화 류현진(21)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의 볼을 직접 받는 안방마님 박경완(36)이 느끼는 ‘2007년 김광현과 2008년 김광현의 차이’는 무엇일까. 뜻밖에도 “별로 좋아진 게 없다. 아니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보다 구위가 좋지 못하다”는 게 박경완의 첫마디였다.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박경완은 “내가 받아본 광현이 최고의 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였다. 올 시즌 아무리 컨디션이 좋았던 날도 그 때 보다 좋지는 못했다”면서 “그렇게 달라진 점도 별로 없다. 체인지업 비율이 줄고 볼끝이 조금 좋아진 게 그나마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고 밝혔다.김광현이 지난해 10월 26일 잠실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1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할 당시의 볼이 ‘최고 투구’였고 올해는 그 80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였다. “올해 광현이 볼을 받으면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세 번째 등판(4월10일 광주 KIA전 6이닝 1실점)과 다섯 번째 등판(4월20일 잠실 두산전 7이닝 무실점) 때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좋았는데 그때도 한국시리즈 때만은 못했다”는 박경완은 “지난해까지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맘껏 뿌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던진다. 그런 모습이 좋다”며 공의 구위보다도 마운드에서의 정신 자세 변화가 올 시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프로 입단 18년째로 국내 최고 포수로 꼽히는 박경완은 마지막 20승 투수였던 1999년 정민태(현대)의 볼을 직접 받기도 했다. 그는 “20승 투수도 매번 좋을 수 없다. 때론 운도 따라야 승리를 챙기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면서 “지난해 대표팀에서 (류)현진이 볼도 직접 받았고 타자로서 봤을 때도 그렇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아직 광현이보다는 현진이가 낫다. 구위는 물론 마운드에서의 태도나 경기 운영 능력이 더 좋다”고 누구보다 아끼는 소속팀 후배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최근 ‘김광현은 박경완이란 포수 덕에 올해 더 빛을 본다’는 KIA 조범현 감독의 칭찬을 듣기도 했던 박경완은 “과찬의 말씀이다. 그건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광현이를 보면서 포수로서, 선배로서 행복한 건 광현이가 앞으로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훨씬 더 무서운 투수가 될 것이다. 옆에서 도와주는 게 내 몫”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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