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유럽챔프!”…지성“EPL 2연패,여전히배고파”

입력 2008-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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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이 한마디 쯤은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역사를 만들어보자(I'm still hungry. Let make history).”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오르자, 흥분을 감춘 채 히딩크 감독이 차분하게 내뱉은 말이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 말은 유효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12일 새벽 위건을 2-0으로 꺾고 정규리그 2연패와 통산 17번째 우승을 확정, 올시즌 목표인 더블(리그 및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7)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와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다. “우승이라는 것은 할 때 마다 기쁜 일이다. 우승은 아무리 많이 해도 또 하고 싶다.” 리그 우승과 동시에 그의 목표는 어느새 챔스리그 정상으로 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챔스리그는 22일 새벽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첼시와 단판 승부로 정상을 가리는 가운데 박지성은 “챔스리그 결승전은 흔히 뛸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경기에 나갈 기회도 적고, 활약하는 선수도 적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다”면서 “한국인 최초라는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좋은 활약을 펼쳐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선발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올시즌 박지성이 선발로 나선 14경기(13승1무)는 물론이고 지난 시즌부터 선발 출전한 27경기(25승2무)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은 ‘지성 선발=불패’라는 등식도 그렇거니와 최근의 페이스를 감안할 때 팀내 경쟁자들보다 분명 한발 앞서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아울러 박지성은 유독 챔스리그에 강했다. AS 로마와의 8강 1,2차전, FC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 1,2차전 등 4경기 모두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챔스리그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큰 무대에 강한 체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박지성이기에 결승전 선발 또한 이변이 없는 한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하나, 박지성의 마음을 가다듬게 하는 요인이 있다. 바로 축구는 물론 인생의 스승인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 때문이다. 히딩크가 관전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박지성은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고, 잊을 수 없는 분 중의 하나이다. 그 앞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기회다. 보는 앞에서 좀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제자가 자랑스럽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면 내 자신도 만족하고, 히딩크 감독님 역시 만족하실 거다”면서“우승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우승할 거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국 히딩크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뿐만아니라 맨유의 퍼거슨 감독 또한 이미 챔스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1999년 이후 9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퍼거슨은 “만약 우리가 리그 타이틀을 놓쳤다면, 챔피언스리그 결승도 어려워졌을 것이다. 1995년에 우리가 웨스트 햄에게 패해 리그 타이틀을 잃었을 때, 우리는 그 다음 주에 이어진 FA컵 결승전에서도 패했다. 우리는 그때 죽었었다. 지금 우리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컵까지 차지한다면, 이 팀은 내 생애 최고의 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퍼거슨으로서도 리그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대륙 평정에 대한 야망을 내보인 셈이다. 한편, 박지성의 부모는 맨유 구단의 초청으로 영국으로 날아가 특별 전세기편으로 모스크바로 이동해 응원한다.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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