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우승자쌀10가마…50년만에3000배올라

입력 2008-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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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남녀 프로골프 정규대회 상금액은 216억원에 달한다. KPGA 113억원, KLPGA 103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남녀대회 모두 상금액 1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152억원(남자 77억원, 여자 75억원)보다 무려 64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의 역대 상금 규모는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 ○1950년대 초창기땐 年 대회 4∼5번 ‘생활고’ 먼저 국내 최초의 남자프로골프투어가 열린 1958년으로 돌아가보자. 서울컨트리구락부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회에서는 “우승 상금이 10만환 정도로 쌀 10가마 정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는 것이 한국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한장상 프로(KPGA고문)의 말이다. 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여만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마저도 정규 대회 외에는 월례 경기가 1년에 4∼5번 열리는 것이 고작이었고, 레슨을 하거나 스폰서가 없으면 생활 자체가 힘들었다고 한다. 한장상 프로는 “상금이나 레슨으로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내 경우에는 옛날 동일방직 창업주께서 많이 도와줘서 골프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현재와 같은 스폰서의 개념이 아닌, 그야말로 순수한 패트런(후원자)의 개념이었을 것이다. “내가 1972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상금이 150만원이었으니, 국내 대회 상금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겠지? 그렇게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고, 원로 프로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총상금액 110억이 넘는 시절이 온거야.” ○1990년대 부흥기 맞아 상금 30억 돌파 한장상 프로의 말처럼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국내 프로골프투어는 1990년대에 이르러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90년도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의 총 상금액은 14억원이었고 1997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 30억원을 돌파했지만, IMF로 인해 1998년과 1999년에는 다시 13억원선으로 떨어졌다. 이후 2000년도부터 총 상금액은 다시 30억원을 돌파,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현재에 이르렀다. 1978년에 8명의 창립멤버에 의해 창설된 한국여자프로골프 역시 초창기에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우승 상금은 50만원 내외였다. 1985년의 우승 상금도 150여만원에 불과했다. 1990년도에 들어서야 우승 상금이 1000만원 수준으로 올라섰고, 총 상금 규모도 10억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KLPGA 한명현 수석부회장은 “1978년도에는 공식 대회가 프로선수권 대회 한 개 밖에 없었다. 비공식 대회가 2개 정도 있었지만 흐지부지 없어졌고 대회 상금 규모는 30만원, 우승 상금은 8만원에 불과했다”고 전한다. 80년대 초반까지도 시합이 없어서 남자 대회 상금을 떼어 시합을 만들기도 했고, 프로들이 봉사활동을 해서 모은 돈으로 시합을 열기도 했다는 것. “80년대에 초반에는 우승 상금 30만원인가를 타서 협회에 기부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당시 상황을 잘 대변해준다. 시합도 없고, 스폰서도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골프를 사랑했기 때문에 프로 생활을 했고, 열정 하나로 똘똘 뭉쳐 협회를 이끌어 나갔다. ○2005년 KPGA가 KLPGA 앞질러 KLPGA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IMF가 지나고 1998년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이후 투어 대회 숫자는 때에 따라 증감을 반복했지만 총 상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KLPGA의 인기가 급상승과 비례해 스폰서들이 늘어나면서 2001년도에서 2004년까지는 총 상금 규모면에서 남자대회를 능가했다.  하지만 2005년 KPGA에 ‘SBS 코리안 투어’가 창설되면서 남자 대회 숫자는 16개로 늘어났고 상금 규모 면에서도 KLPGA를 앞질러가기 시작했으며, 미국·유럽·일본·아시안투어에 이은 세계 5대 투어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선수들의 우승 상금액 역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KPGA의 경우 우승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는 ‘한국오픈’으로 지난해 우승 상금이 3억원이다. KLPGA는 지난해 KB스타투어 5차대회 우승 상금이 1억2천500만원이다.  남녀 프로골프투어 초창기 대회 우승 상금이 1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1200배에서 3000배나 오른 금액으로, 이제 한국 프로골프투어는 남녀 모두 억대 우승 상금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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