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무대위의‘오버’공황장애때문이었다”

입력 2008-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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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10년째 인기를 누리는 정상의 남성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 최근 솔로 활동에 나선 그가 남몰래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사실을 고백했다. 전진은 최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우울증으로 약 1년 반 동안 약물치료를 받았고, 이후 내가 그 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며 “마음의 병을 이기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공황장애’(panic disorder)란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로 생긴 심리적 불안 상태가 보통의 경우보다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증상’을 가리키는 정신질환.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고 갑자기 위험을 감지하면 심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늘 대중의 주목과 관심을 받으며 무대에 서야 하는 가수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병이다. 전진은 “자동차를 몰면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많았고, 비행기를 탈 때도 ‘날개가 부러지고 추락한다고 해도 난 살아날 것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며 “심지어 공연 중에도 무대가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을 느껴 일부러 더 열심히 춤을 추며 그런 생각을 잊으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전진이 공황장애를 겪게 된 건 어린 나이에 일찍 사회생활을 하면서 입은 상처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998년 19세의 나이에 신화로 데뷔했다. 이후 10년 동안 냉정한 세상과 정면으로 부딪쳐야 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도 많이 해야 했고 힘겨운 일을 겪어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야 했다. 전진은 데뷔 이후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출발 드림팀’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이와 더불어 각종 루머에 휘말렸다. 연예인이라는 처지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속 시원히 억울함을 호소하지 못했던 것이 결국 심각한 우울증으로 변했다.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됐죠. 사람 많은 데 가면 이상하게 불안하고 날 어떻게 볼까 두려웠죠. 춤이라는 게 리듬을 타야 하는데 제 춤에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잖아요. 그게 공황장애 때문이었어요. 스케줄이 끝나고 집에 가면 더 했어요. 누군가 날 해할 것 같아 차에 죽도, 목검, 심지어 야구방망이까지 넣고 다녔으니까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심각했어요.” 전진은 이런 괴로움을 이겨내기 힘들어 신화 4집을 준비하던 도중 팀을 탈퇴하려고 했다. 이때 그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김동완이었다. 팀을 탈퇴하고 유학을 가려는 전진에게 김동완은 “한 명이라도 빠지면 우린 신화가 아니다”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그때 전진은 자신의 병을 고쳐야겠다고 다짐했다. “공황장애라는 게 알아보니까 특별한 치료법이 없더라고요. 스스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평생 고쳐지지 않는데요. 그래서 이를 악물었습니다. 제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매일 연습했어요.” 결국 전진은 위기를 이기고 다시 무대에 섰다. 그것도 신화가 아닌 ‘솔로가수 전진’으로 섰다. 전진은 2006년 싱글 이후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절 믿어주는 가족과 멤버들이 있어서 든든해요. 무엇보다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제 자신을 믿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예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기 때문일까요. 스스로 구속하는 것도 없어졌고 무대 위에서 즐기게 됐어요. 어떤 결과를 얻든 남다른 노력을 쏟아 만든 제 앨범에 만족할 따름입니다.” ‘마음의 병’을 이겨낸 전진은 행복하다. 홍재현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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