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손놀림·영혼담은‘Jazz’선사…‘크루세이더스’

입력 2008-05-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ũ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재즈의 황홀한 야연(夜宴)이 펼쳐집니다. 서울재즈페스티벌2008이란 이름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코리안 재즈-팝 크로스오버나이트’, ‘로맨틱 재즈나이트’, ‘펑키그루브나이트’, ‘스타일리시 재즈나이트’의 부제를 매일 밤 바꿔 달며 4색의 재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광민, 웅산 등 대표적인 한국의 재즈 뮤지션들을 비롯해 세계적인 인기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외모 덕을 좀 보고 있는 사람이죠?), 버클리 음대출신들로 구성된 프렐류드, 애시드재즈의 거봉 인코그니토, 몽환 사운드로 유명한 누벨바그 등이 출연해 그야말로 풍성한 재즈의 밤을 선사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23일, 셋째날 밤이 기대가 큽니다. 퓨전재즈계의 전설적인 밴드, 크루세이더스가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크루세이더스를 말하기 위해선 조 샘플이란 인물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1939년 생으로 올해 69세가 된 이 노장 재즈 피아니스트는 재즈뿐만 아니라 팝 분야에서도 이름을 날린 명연주자입니다. 다이애나 로스, 잭슨 파이브 등 팝스타들의 음반에 참여했고, 지난 1997년 에릭 클랩튼의 내한 공연 때는 밴드 일원으로 한국에 온 일이 있지요. 조 샘플을 중심으로 크루세이더스가 결성된 것은 1960년. 이후 88년 해체되기까지 30년 가까이 크루세이더스는 각 멤버들의 탁월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재즈와 소울을 넘나들며 재즈계의 전설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전성기 시절 조 샘플의 건반과 래리 칼튼의 기타가 빛나는 ‘Those Southern Knights’와 이듬해 발표한 ‘Free As the Wind’는 퓨전재즈의 진수를 보여준 명작들로 꼽힙니다. 해체되었던 크루세이더스는 2002년 조 샘플을 위시로 초창기 멤버들이 다시 뭉쳐 재결합을 이룹니다. 음악 역시 초기의 화려하면서도 펑키한 스타일로 회귀했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이들 재결합의 모토가 모 소주를 연상하게 만드는 ‘처음으로 돌아가자’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를 재즈인으로 만들어준 카운트 베시, 루이 암스트롱, 존 콜트레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하는 조 샘플. 이번 공연에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크루세이더스의 시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