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방전성시대…“평면그린우습게봤다가화들짝”

입력 2008-05-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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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를 즐기기 위해 예약은 필수다. 주중에는 퇴근 후에는 몰려드는 직장인들로, 주말이면 친구, 동호회끼리의 단체 경기가 많아 미리 예약 하는 게 좋다. 그나마 평일 오후 시간대를 이용하면 조금 여유 있게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스크린 골프방 사장님의 조언이다. 퇴근 후, 오후 8시 들른 서울 종로의 레몬 스크린 골프방에는 넥타이부대들로 가득했다. 9개의 방안에 4∼5명씩의 골퍼들로 북적였다. 한번 필드에 나가려면 이것저것 신경 쓰고 챙겨야할 것들이 많지만 스크린 골프는 몸만 가면 된다. 주로 골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골퍼나 주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골프클럽부터 골프화, 골프장갑 등 라운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춰 놓고 있다. 방안의 풍경은 동네 사랑방 같았다. 시원스런 ‘굿샷’에 하이파이브를 외치고 기분 좋은 버디에 지갑은 얇아지지만 어느새 스크린 골프에 매력에 흠뻑 빠진 샐러리맨들의 얼굴에서 일탈의 환희가 엿보였다. 스크린 골프를 단순한 게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대충 쳐도 괜찮겠지’ 하고 찾았다가는 실력이 탄로 나기 딱 좋다. 슬라이스부터 토핑에, 생크까지 미스샷이란 미스샷은 모조리 잡아내기 때문에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라운드에 앞서 5분 정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몸을 푸는 시간이 제공된다. 드라이브 샷부터 아이언 샷의 거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바닥과 스탠드형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사용자의 스윙 궤도와 스피드 등을 따져 거리와 방향성이 체크되는데 많은 골퍼들이 줄어든 드라이브 샷에 의아해 한다. 하지만 스크린 골프에서 측정된 거리가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 난이도와 그래픽은 실제 골프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 자주 라운드 해본 남촌CC를 선택해 플레이에 나섰지만 만만치 않았다. 실제와 똑같이 재현된 코스 세팅으로 티샷이 조금이라도 페어웨이를 비켜 가면 가차 없이 ‘OB’라는 문구가 눈앞 떠올랐고, 벙커에서는 정교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몇 번씩 허우적거려도 탈출이 쉽지 않다. 이곳 뿐 아니라 모든 스크린 골프업체에서는 실제 골프장을 기준으로 코스 레이팅을 설정해 놓고 있어 실전 라운드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스크린골프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곳은 그린이었다. 육안으로는 평탄하게 보이지만 경사와 빠르기 등이 실제 그린 못지않아 섬세하지 않으면 3퍼트를 남발했다. 실전 라운드에서 85타 내외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기자의 스크린골프 성적은 89타로 저조했다. 어떤 골퍼들은 “벽에 대고 치는 스크린 골프가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일단 경험해본 골퍼들의 반응은 “또 다른 골프의 재미”라며 한 목소리를 낸다. 9홀을 기준으로 2인이 플레이 할 경우 1시간∼1시간 30분, 4인이 플레이 할 경우 2시간 30분∼3시간 정도 소요됐다. 골퍼들의 새로운 쉼터로 자리 잡고 있는 스크린 골프방은 필드의 대리만족을 넘어 새로운 골프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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