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에는‘호랑이’…끝나면‘옆집아저씨’

입력 2008-05-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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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유덕 감독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0년 전 유 감독에게 하키를 배웠던 제자였다. 중년의 부인이 된 제자는 “다른 선수가 잘못한 것인데 저를 나무라셔서 서운한 마음에 하키를 그만뒀다”고 했다. 유 감독은 “오랜만에 받은 전화라 반갑기도 했고,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해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고 했다. 1983년 천안시청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유 감독은 여자선수들만 25년간 지도해왔다. 선수들의 예민한 심리상태를 어루만지는 것은 하키전술보다 익숙하다. 유 감독의 노하우는 “어느 선수도 편애하지 않는 것과 연습 이외의 시간에는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에는 유 감독의 소속팀인 아산시청 소속 선수들이 5명이나 있다. 하지만 대표팀 주장 이선옥(27·경주시청)은 “감독님은 훈련 이외의 시간에는 옆집 아저씨 같은 분”이라며 “무게 잡는 일도 없으시다”고 했다.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쥔 날 밤, 대표팀은 캐나다하키협회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 유 감독은 음악에 맞춰 춤까지 선보였다. 덩달아 문영희(25), 조혜숙(25·이상KT)도 스테이지를 장악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댄스경쟁’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뒤지지 않았다. 운동도 여흥도 1등이었다. 유 감독은 “예전에는 화장·파마에도 민감했지만 이제 지도자들도 변해야 한다”면서 “쉴 때 잘 쉬어야 운동도 잘 하는 법”이라고 했다. 필드를 벗어나면 그들도 여느 20대 여성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유 감독은 잘 알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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