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69%“월수입85만원도안된다”

입력 2008-05-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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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위원장 김응석·이하 한예조)가 최근 MBC를 상대로 벌인 파업으로 연예인의 출연료가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회당 2000만원을 넘는 것이 보통이고, 1억원까지 올라가는 톱스타들의 거액 출연료는 여러 차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 그늘에 가리워진 많은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어떨까. 파업 취재 과정에서 만난 몇몇 베테랑 연기자들은 ‘연예인’이란 이름 뒤에 숨은 설움을 솔직히 토로했다. 83년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중견 연기자 김 모 씨. 그는 지난 8년 간 4편의 사극에 출연했다. 김 씨는 “현대극에서 점점 연기자 수가 줄어들어 나 같은 경력의 연기자들이 출연할 수 있는 드라마는 그나마 사극이 유일하다”하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비슷한 경력의 다른 연기자에 비해서는 출연작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김 씨는 “출연 기회를 얻어도 행복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사극은 야외 촬영을 지방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일정 또한 빠듯하게 나오는 대본 때문에 여유가 없이 빡빡하기만 하다. 촬영 현장의 상황도 그가 신인이던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이 열악하다. 김 씨는 “보통 촬영이 새벽 5시에 시작한다면 새벽부터 직접 운전을 해 지방 촬영장을 찾아간다”면서 “나 같은 조연이나 단역 연기자는 대기실이나 화장실이 따로 없어 궂은 날씨에도 야외에서 하염없이 촬영을 기다리거나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생활을 20년 째 계속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고생하며 25년 연기 경력의 그가 받는 출연료는 회당 130만원 남짓. 한 달 평균 8회가 방영되는 것을 따지면 그의 월수입은 1040만원이다. 얼핏 많아 보이지만 김 씨의 경우 주연급 스타처럼 전 회 출연이 보장되지 않는다. 가장 최근 드라마도 3개월 정도 출연했다. 다른 후속작이 없으면 결국 3000만원 안팎의 수입으로 1년을 생활하기도 한다. 일반 직장인처럼 회사에서 식비나 교통비 등을 보조하거나 자녀 학자금 등의 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가 생활에서 느끼는 경제적 압박은 훨씬 더하다. 김씨는 “그나마 난 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비슷한 경력의 동료들 중에는 1년에 드라마 한 편에 캐스팅되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경력 10년의 무술 연기자 이 모 씨는 “드라마 촬영 중 화상을 입었지만 방송사와 제작사가 보험에 들어주지 않아 사비를 털어 치료했고, 팔을 다쳤을 때는 일이 끊겨 생활이 어려운 이중고를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연기 특성상 부상의 위험에 늘 노출되는 무술 연기자의 경우 출연료는 물론이고 보험 가입 등 기본적인 처우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예조에 따르면 소속 연예인 1만 3000여 명 중 연간 출연료가 1억 원을 넘는 인원은 7.7이다. 반대로 월 수익 85만원 미만은 전체 69.0에 이른다. 한예조 소속 한 중견 연기자는 “회당 2000∼3000만원을 받는 연기자의 중요성과 인기는 인정하지만 드라마는 그 한 두 명만으로 완성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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