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사나이’박재홍2경기연속쾅!쾅!

입력 2008-05-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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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 전 만난 그는 “(송)진우 형은 그럼 어떻게 설명해요?”라고 되물었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훨씬 좋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게 아니냐’는 농담에 대한 답이었다.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까지 힘들다고 느껴 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서른 중반의 나이로, 지난해보다 훨씬 빼어난 활약으로 리딩히터를 달리고 있는 그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날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비로 하루 쉬고 나선 29일, 또 다시 그랜드 슬램을 폭발시켰다. SK 박재홍(35)이 프로통산 세 번째로 2연속 경기 만루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마음껏 포효했다. 박재홍은 29일 광주 KIA전 3-2로 앞선 8회 1사 만루에서 오준형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아치를 그렸다. 승부를 결정짓는 의미있는 한방이었고, 27일에 이어 2연속 경기 만루홈런이란 진기록까지 만들어냈다. 개인통산 10호 만루홈런. 프로통산 최다 만루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삼성 심정수(12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한시즌 최다만루홈런(4개)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이제 ‘만루홈런의 사나이’로 불려도 무방할 듯. 한국 프로야구에서 2연속경기 만루홈런은 이제까지 딱 두 번만 나왔을 정도로 희귀하다. 1999년 펠릭스 호세(롯데), 2005년 김태균(한화) 둘 뿐. 평생 야구를 하면서 만루홈런 한방을 때리지 못하는 선수가 수두룩한 걸 생각하면 2연속 경기 만루포를 쏘아 올린 그는 어쩌면 ‘행운의 남자’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타율 0.280에 17홈런을 때렸던 그의 올 시즌 성적은 29일까지 타율 0.373에 9홈런. KIA전까지 25연속경기 안타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홈런도 홈런이지만 수치상 확인할 수 있듯 타율 고공행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3타수 1안타에 그쳐 타격 1위 자리를 삼성 박한이에게 내줬지만 서른중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회춘했다’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은 게 사실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진 박재홍에 대해 “스프링캠프 때 그의 눈빛을 봤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1년전 스프링캠프 때와 달리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으로 그 어느해보다 혹독한 연습을 소화했고,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박재홍은 1996년과 98년, 그리고 2000년 등 세 시즌에 걸쳐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던 호타 준족의 대명사. 2004년 타율 0.253, 2006년 타율 0.259, 지난해 0.280 등을 기록하며 예년의 명성이 많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올해 보란 듯이 다시 우뚝 서며 박재홍이란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재홍은 “전 타석에서 나쁜 볼에 손이 나가는 등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8회 만루찬스라 외야플라이를 꼭 친다는 생각으로 때렸는데 슬라이더가 조금 높게 들어왔고 운 좋게 넘어갔다”면서 “동계 훈련을 어느 해보다 열심히 한 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역시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광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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