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더블헤더부활,찬성5반대10유보1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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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구단 단장-감독 16명에게 물었더니… 최근 더블헤더 부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의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먼저 주장한 뒤 우리 이광환 감독도 로이스터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더블헤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8개구단 감독과 단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올 시즌은 이미 일정이 잡혀있어 더블헤더가 당장 도입될 수는 없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더블헤더가 필요한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블헤더 부활여부는 올 시즌 후 다시 한번 논쟁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 병역비리 사건으로 폐지된 더블헤더 하루에 2경기를 벌이는 더블헤더는 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계속 이어져왔다. 일요일 경기가 취소되면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2000년 이후를 살펴보면 2000년 29경기, 2001년 23경기, 2002년 37경기가 더블헤더로 열렸으며 2003년 가장 많은 53경기가 치러졌다. 2004년에는 26경기였다. 그러나 2004년 말 병역비리 사건이 터지며 각팀 주축선수들이 대거 연루되자 선수부족 사태를 우려, 2005시즌 처음 더블헤더를 없앴다. 2006년부터 페넌트레이스 일정에는 더블헤더를 치르지 않고 순연된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없을 경우 9월에 더블헤더를 편성할 수 있다고 대회요강에 명시했다. 지난해에는 더블헤더가 없었지만 2006년에는 시즌 중 우천취소 사태가 속출하면서 더블헤더 6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 더블헤더 부활론 vs 더블헤더 무용론 8개구단 감독과 단장(SK는 단장직이 폐지됨에 따라 민경삼 운영본부장을 설문대상에 포함) 총 16명에게 물어본 결과 더블헤더 부활 찬성 5명, 반대 10명, 입장유보 1명이었다.<표참조> 그러나 SK 김성근, 한화 김인식, 삼성 선동열 감독은 기본적으로는 반대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더블헤더를 해야한다면 하겠다”고 말해 감독 중 적극적 반대론자는 LG 김재박, 두산 김경문, KIA 조범현 감독 등 3명으로 파악됐다. 김인식 감독은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더블헤더 안 하기로 결정난 것이다. 조용히 있다가 시즌 마치고 얘기를 해야지”라며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장들은 대부분 “현장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는데 삼성 김재하, 두산 김승영, 우리 박노준 단장은 “더블헤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쪽에 손을 들었다. 한화 윤종하 단장은 입장을 유보했으며 나머지 단장들은 국내 여건상 더블헤더 편성에 반대했다. LG 김연중 단장은 “예전처럼 133경기를 할 때라면 모르지만 이미 126경기로 줄인 이상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적극적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 공평한 레이스 필요 로이스터에 이어 더블헤더 부활론을 들고 나온 이광환 감독은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마라톤과 같다. 또한 야구는 기술과 전력뿐만 아니라 체력, 근성 등 모든 것을 평가받아야 한다. 자연과의 싸움도 야구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 팀마다 9월 일정 편성이 불균형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투펀치가 강한 팀만 이득을 볼 수 있는 불공평한 레이스는 지양돼야한다는 얘기다. 더블헤더에는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선동열 감독도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었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 경기운영위원이 판단하지만 아무래도 홈팀의 입김이 작용해 경기가 취소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것도 더블헤더 찬성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어차피 비로 취소되는 것은 하늘의 뜻 아닌가. 126경기 체제에 9월에 우천순연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 한국적 현실엔 무리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쪽은 “선수층이 얇고 인조잔디가 많은 한국적 현실에서는 더블헤더는 무리”라고 말한다. 김재박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가장 큰 문제다. 끝장승부만으로도 선수들이 충분히 힘든데 더블헤더까지 하면 정말 무리다”고 주장했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우리나라 투수 자원이나 역량으로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아무래도 경기 수준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더블헤더에 찬성하는 쪽은 “더블헤더를 해야 선수를 고르게 쓰면서 선수를 발굴한다. 5회만 던지는 반쪽짜리 선발투수가 양산되고 불펜투수들이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프로야구 풍토다. 그래서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오히려 더블헤더를 하면 선발투수의 비중이 높아져 경기시간도 단축된다”고 설명한다. 이광환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가 고액 연봉을 받으려면 더블헤더 정도는 치를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감독이나 선수 입장에서는 더블헤더를 안하면 좋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그 정도 체력이 없으면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 마케팅 측면 더블헤더 반대론자들은 “구단의 입장수익에도 손해다. 사직구장의 경우 2경기로 나눌 경우 6만명을 모을 수 있는데 더블헤더를 하면 1경기가 날아가는 셈”이라고 말한다. 팬들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관전할 경우 2경기 관람료가 아닌 1.5경기 관람료를 내게 되는데 구단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더블헤더가 없기 때문에 500만 관중도 바라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팀마다 1년에 더블헤더를 몇 경기나 하겠나. 과거에도 다 해왔다.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구장시설을 개선해 팬들이 야구장에서 돈을 쓰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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