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공격형드라이버유창혁

입력 2008-06-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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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잇살이 군데군데 붙어 아저씨 티가 확 나지만, 유창혁 9단이 젊었을 땐 참으로 곱상한 꽃미남이었다. 요즘은 시대가 시대인지라 젊은 기사들 중 인물이 연예인급인 친구들도 제법 되지만 십 수 년 전만 해도 유창혁은 ‘후줄근한’ 아저씨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군계일학처럼 빛났었다. 총각 시절 유창혁 9단은 검정색 티뷰론을 몰았다. 국내 원조 스포츠카(일각에서는 스쿠프를 치는 사람들도 있지만)로 꼽히는 차종으로 당시 우리나라 차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근육질’의 외향을 하고 있어 ‘배트맨카’라고도 불린 차종이었다. 유창혁은 차도 자신의 기풍처럼 몰았다. 한 마디로 ‘공격적’이었다. 운전 기량이 미숙하기 짝이 없던 왕초보 시절부터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서슴지 않았다. 이 사실은 본인이 아닌 옆자리에 동석했던 동료 기사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사실이다. 물론 한 번 이상 그의 차에 동석한 기사는 드물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유창혁의 차를 타느니, 88열차를 반나절 타겠노라!!” <실전> 백1로 끊었을 때 <해설1> 흑1 쪽으로 단수치는 것은? 이게 바로 백이 의도하는 바이다. 백은 4까지 시원하게 선수하고는 6으로 나올 것이다. 이 자세가 지극히 좋다. 이렇게 두어줄 수는 없는 고로, 흑은 <실전> 2로 강하게 반발했다. 백5도 눈여겨봐야 한다. <해설2> 백1로 나가는 것이 기세지만 흑이 막상 2로 밀고 나와 싸우자고 하면 만만치 않다. 백은 3으로 나와야 하는데 일단 붕 뜬 모습이 좀 그렇다. 게다가 우상귀도 살아야 한다. 바둑은 이렇게 바쁘게 두면 안 된다. 허둥대다 보면 주도권은 눈 깜빡할 사이에 상대의 손아귀에 쥐어지게 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7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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