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비하인드스토리]이두박근파열속국제대회금·은·동‘싹쓸이’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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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35) 감독은 2000시드니올림픽 평행봉에서 은메달, 철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상을 딛고 거둔 쾌거였다. 이 감독은 올림픽대표 선발전 직전 이두박근 근육이 파열됐다. 팔 힘을 많이 쓰는 체조 선수로서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고통을 참고 경기에 나서 대표선수가 됐다. 이 감독의 오른팔 이두박근에는 여전히 갈라진 흔적이 있다. 이 감독은 “영광의 상처”라고 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남자 안마 금메달리스트인 대표팀 이장형 코치 역시 이두박근 근육이 끊어진 적이 있다. 이 코치는 이주형 감독의 친동생. 형제는 용감했다. 이 코치는 “신기하게도 형과 비슷한 부위에 부상을 자주 당했다”면서 “부상을 이겨내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이 이겨낸 것은 신체의 부상만이 아니다. 체조 선수들의 고난이도 동작을 보면서 일반인들이 하는 생각 중 하나는 ‘저런 동작을 하면 무섭지 않을까’다. 이 감독은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이후 심리적인 공황을 겪었다. 공중 동작을 할 때면 ‘잘못 떨어져 다치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했다.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훈련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이 감독은 “체조선수들이 흔히 겪는 마음의 병”이라고 했다. “어떻게 치유가 됐냐?”고 물었다. 이 감독은 “선수 생활 내내 심지어는 시드니올림픽 때도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유원철(포스코건설)이 선수시절 이 감독과 비슷하다. “연습을 할 때면 착지 시 옆에서 잡아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딱히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올림픽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두려움을 아는 평범한 인간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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