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찾아서]노후대책≠재테크수입15투자해라

입력 2008-06-1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노후대책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문제로 인식된다. 전문가들은 20년 후 ‘끔찍한’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고 ‘겁’을 주고 있다. 이른바 초고령화 사회를 말하는 것으로, 과거 1970년대에 17명의 젊은이들이 1명의 노인을 부양했다면, 2030년에는 2.8명이 1명의 노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우리 자식들 한 달 월급이 500만원이라면, 250만원을 국가에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 먹고 살아갈 힘을 기르지 못한다면, 우리와 자식들 세대의 미래는 암울하기 그지없다. 이런 얘기로 서두를 꺼낸 은퇴자산 전문가 고득성(37) 씨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시리즈를 두 권이나 쓴 그는 아직도 할 말이 남았다며 세 번째 책을 구상 중이다. - 노후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큽니다. 그런데 정부나 여러 연구단체,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필요 노후자금액이 다 다르더군요. 과연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 겁니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현재 4인 가족 기준 생활비가 평균 220만원 정도라고 나와 있습니다. 노후에는 규모가 줄어들 테니 200만원 정도로 보면 되겠죠. 지금 45세이고, 60세부터 은퇴 후 삶이 시작된다고 보면 15년이 남았죠? 15년 동안 돈의 가치는 올라갈 겁니다. 현재 물가로 잡았을 때, 그리고 은퇴 후 20년이라면 6억 2000만원 정도가 나옵니다. 30년이라면 7억 5000만∼8억 정도가 되죠.” - 상당한 금액이로군요. 보통 사람들이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죠? “물론 그때까지 사람들이 아무 것도 안 하는 건 아니죠. 집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금융자산도 있겠죠? 그 가치도 올라갑니다. 즉, 필요한 노후자금에서 그 값어치를 뺀 나머지가 준비해야 할 금액이 되는 겁니다. 6억, 7억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돈을 지금부터 다 모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 은퇴자금 설계에 너무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로군요. “제 자신을 기준으로 계산을 해 보니 평생 15억원 정도를 쓰고 살게 되더군요. 한 번 볼까요? 30세에서 60세까지 생활비가 약 7억 5000만원입니다. 여기에 자녀 교육비가 있죠. EBS에서 우리나라 평균 자녀교육비를 1인당 1억원 정도라고 발표했습니다. 아이가 2명이라면 2억원이죠? 이제 노후생활비입니다. 61세부터 월 100만원씩 쓴다면 25년간 약 3억원. 주거비 3억 3000만원 … 등등 해서 15억이 좀 넘습니다. 우리나라 샐러리맨 평균 연봉이 3500만원 정도라는데 4000만원이라고 잡으면 퇴직할 때까지 약 12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15억-12억, 즉 3억원이 비는군요. 이 부족한 부분이 바로 노후자금인 것입니다.” - 노후대책은 언제부터 세우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빠를수록 좋죠. 20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표>를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노후자금을 5억원으로 잡고, 수익률 10%의 상품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매월 얼마나 돈이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5세라면 61만원인데 비해 45세는 무려 351만원이나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20대 중반에 매달 61만원씩 불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꼭 그 금액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마인드가 중요한 거죠. 매월 10만원, 20만원이라도 노후를 위해 떼어놓고 가자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 은퇴자금 투자와 일반적인 재테크는 다른 겁니까? “‘노후대책=재테크’는 아닙니다. 노후대책은 보다 안정적인 투자위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선순위 투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수입의 15%를 은퇴자금으로 투자하기를 권합니다. 200만원을 벌면 30만원씩은 무조건 떼어 미래를 대비하는 겁니다. 사람마다 씀씀이가 다르고 생활비가 다르죠. 한달에 100만원 버는 사람은 100만원 버는 사람대로, 1000만원 버는 사람은 1000만원 버는 사람대로, 15%씩 떼어 모은다면 나중에 그 생활수준에 맞는 노후 생활비가 나오게 됩니다.” - 역시 자녀교육비가 가장 큰 걸림돌 아닐까요? “30대는 집 문제, 40대는 아무래도 자녀교육비 문제가 크죠. 하지만 잘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입지출을 고려할 때 60대 초반이면 재산이 거의 제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생활비, 주택비, 교육비가 60대까지 대략 12억 정도 되거든요. 그렇다면 그 이후는 자녀에게 의탁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보통 평균 취업기간을 29년으로 본다면 29년 중 25년 이상을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그런 짐을 지우고 싶습니까? 자녀교육비를 다소 줄이더라도 노후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더 올바른 자녀교육비가 아닐까요?” - 말은 쉽지만 현실은 좀… “조금만 노력하면 자녀들에게 남들과 똑같은 교육을 시키면서도 얼마든지 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지출하자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노후대책은 나만의, 나와 아내만의 문제가 아니란 겁니다. 노후대책은 온 가족의 문제죠. 자녀들도 현실을 알아야 하고, 부모들은 정확한 상황인식을 자녀들에게 시켜주어야 합니다.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비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공유하게 되자 자녀들이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자기주도형 학습을 해서 성적이 올라간 경우가 많습니다.” - 나라마다 노후에 대한 대비책도 다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을 볼 때 어떤 방법이 효율적일까요? “우리나라 개인 자산이 총 1200조원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금융자산과 부동산의 비율이 65:35로 금융자산이 높고, 일본은 50:50, 또는 60:40 정도로 부동산이 다소 우위라고 하죠. 우리나라는 어떻죠? 부동산이 80:20으로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120:-20입니다. 대부분 빚을 낀 부동산이니까요. 부동산 비율이 너무 높죠. 아주 위험합니다. 부동산 비율을 줄여야죠. 5000만원을 3000만원으로 줄이고, 나머지를 목돈으로 관리해서 노후자산으로 투자하고, 퇴직금은 절대 건드리지 말고 노후자산으로 인식하고… 이런 데서부터 출발하면 됩니다. 오늘 당장 현재 여러분의 재정상태를 그려보세요. 그리고 그 숫자를 여러분의 것으로 받아들이십시오. 이후 벌어질 10년 후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인정하고, 책임을 지십시오.” 고·득·성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월급 많이 준다는 은행, 리스사, 종금사를 외면하고 경영자가 되고 싶어 이랜드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6년간 회계감사와 컨설팅을 했다. 현재는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팀장으로 재직하며 고객들에게 세금과 회계에 대한 자문을 겸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