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축구협회무시‘예고된사고’

입력 2008-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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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피스퀸컵 수원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규정에 어긋난 선수 교체와 공식 기록지 조작 사건은 이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다. 피스퀸컵 조직위원회가 대회 전부터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한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국제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 제 16조에는 ‘경기·심판 감독관 및 심판의 배정, 운용은 협회가 관할한다’고 명시돼 있다. 축구협회 내에는 심판 배정과 운용을 관장하는 심판위원회가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동아>가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이번 대회 심판 배정은 축구협회 심판위원회를 배제한 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스퀸컵 조직위는 협회 심판위 승인을 받지도 않은 채 지난달 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심판 감독관과 주·부심 명단을 공개했다. 심판위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조직위는 최초 자신들이 짜 놓은 명단 중 일부를 수정해 심판 구성을 완료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9일 협회 대외협력국에 보냈다. 심판 배정에 대한 권한은 심판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일을 처리했다. 심판위가 ‘이번 대회 주심은 유럽 2명, 아시아 2명, 한국 2명, 부심은 아시아 3명, 한국 3명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통보했지만 이 안은 결국 묵살됐고, 심판진은 조직위가 9일 대외협력국에 보냈던 명단 그대로 꾸려졌다. 이 과정에서 조직위의 한 인사가 심판 배정에 관한 일을 좌지우지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고, 심판위는 ‘피스퀸컵 심판 운영과 관련해 심판위가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차단되어 있다’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협회 대외협력국 김주성 국제부장은 “심판위원회에 아무런 승인을 얻지 않은 상황에서 심판 명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것부터가 화근이었다. 심판 배정을 놓고 이번에 일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대외협력국도 일정 부분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심판 배정은 심판위원회의 고유 권한이고 그 만큼 중요하기에 협회가 관할하도록 규정해놓은 것이다. 국제 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공식 기록지 조작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따지고 보면 심판 배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기에 발생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 <스포츠동아>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피스퀸컵 조직위 국제부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홍보팀 관계자만 “우리는 규정을 어긴 부분이 없다”고 짧게 해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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