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아동사랑도아직배고파”

입력 2008-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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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장애우축구장2호준공식참석
‘No child left behind(소외된 아이는 없다)!’ ‘Opening up a field of dream & Possibilities(꿈과 가능성의 무대를 열자)!’ 히딩크 재단이 1억여원을 들여 건립한 1000m² 크기의 시각 장애우 전용축구장에 걸린 플래카드에 적힌 글귀는 거스 히딩크(62) 감독의 방한 목적과 취지를 정확히 알리고 있었다. 9일 오전 포항 한동대에서 열린 ‘제2호 드림필드’ 준공식에 방송인 박경림씨와 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참석한 히딩크는 두 시간여 동안 섭씨 32도의 폭염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30여명의 시각 장애우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사회 복지사 이경준(32)씨의 인솔로 이른 아침, 서둘러 포항에 내려온 충주 성심 맹아원생 강혜규(15)군은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행복해 했고, 연기영(11)양도 “마법사 아저씨와 손잡을 수 있어 기쁘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충주 성심 맹아원은 작년 히딩크 재단이 ‘제1호 드림필드’를 건립한 곳이다. 또 대구광명학교 임희승(13)군은 “축구로 온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이젠 장애우를 위한 천사가 되셨네요. 히딩크 아저씨가 마련해 준 축구장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라며 감사편지를 낭독,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히딩크와 장애우들이 함께 한 시범 경기. 눈을 가리고 음향 장치가 설치된 특수 공을 사용해 서로의 움직임을 예측해 경기하는 방식이다. 비록 5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히딩크는 홍일점 연기영양의 손을 잡고 다니며 다른 학생을 밀어내고 직접 공을 건네는 특유의 익살로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에서도 히딩크의 재치는 빛났다. 그는 “많은 것을 안긴 한국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드림필드’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 내년 수원에 3호 드림필드를 만들고, 전국 각 도에 1곳씩 건립하겠다. 난 아직 배가 고프다”고 재단 사업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포항=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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