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올림픽대표팀전력분석(2)

입력 2008-07-17 15: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림픽 국가대표 포지션 별 분석 - 3루수 정성훈, 이현곤, 조동찬, 김한수.. 역대 대표팀은 꼭 여벌의 3루수를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대체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는 포지션이라 대타로의 활용도도 높았고, 고정 3루수인 김동주와 전반적으로 성향이 다른 선수들이라 상대팀의 스타일에 따라 맞춤 기용을 하기에도 좋았다. 김동주의 수비력이 지금처럼 호평을 받기 전만 하더라도 김동주-김한수 묶음은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번 대표팀에는 김동주를 대체할 또 다른 3루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가 3루 백업요원이 될 것이라 말했다.
▲ 주전 김동주 (두산 .298-14-65; .310-210-794) 1차 - o 2차 - o 기타 - 98 방콕, 2000 시드니, 2002 부산, 2004 아테네 예선, 2006 WBC WBC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김동주는 그 사건으로 부상의 늪에 시달려야 했고, FA가 되기 위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당한 부상임에도 FA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한 김동주는 그 해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 불참하며 98년 방콕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국가대표직을 저버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시는 국가대표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이번 올림픽 예선부터 태극마크를 받아들였다. 다른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핑계로 거부하고 있는 마당에 자기 소속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었기에 매정하게 거절하기 불편했다. 그는 분명 이승엽과 함께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갈 것이다. 아직 30대 초반밖에 되지 않은 김동주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몸 컨디션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김동주는 사실상 인저리 프론트로 분류돼야 한다. 수비에서 상당히 날렵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몸에 그렇게 날고 있으니 몸이 성할 턱이 없다. 그 때문에 경기 중반에 교체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바로 지난 15일 SK 전에서도 부상 때문에 이대수로 바뀌었다. 아무리 엔트리의 숫자가 부족하더라도 항상 제2, 제3의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데도 김동주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별다른 대안 없이 출발한다는 게 문제이다. WBC에서도, 그리고 지난 2차 올림픽 예선에서도 각각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인해 중도하차했던 김동주를 대신할 레귤러 3루수는 단 한 명도 없다. ▲ 백업(?) 이대호 김경문 감독은 리그 최고의 타자 김태균을 제외하고 이대호를 기용한 이유로 그가 멀티 포지션 플레이어라는 말을 덧붙였다. 1루수 겸 3루수인 이대호는 김동주의 백업으로도 충분히 활용도가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이대호의 3루 수비력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데뷔시절 3루로 나서기도 했으나 공격력에 전념하기 위해 1루수가 됐던 이대호는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에 부임한 이후 다시 3루에 나서기 시작했고, 지난 2차 예선에서 김동주가 급거 귀국한 이후 주전 3루수가 됐다. 갑자기 3루수가 된 이대호, 그리고 정말 3루수로 경기에 나선 게 4달 째. 이제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이대호의 3루 수비력에 대한 기대감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만 하던 지난 3월보다 더 나빠졌다. 좌우 한 발자국 이상 떨어진 강습 타구는 그냥 흘려보내기 일쑤고, 오히려 지난해 답이 안 나왔던 정보명의 수비가 훨씬 더 빛나게 보이는 반사효과를 낳고 있다. 이대호를 3루에 넣는 일은 투타에서 강한 전력을 보여도 결국 수비에서 무너져 한국과 일본을 넘지 못하고 있는 대만 대표팀과 판박이 사례로 나타날 것이다. ‘이대호가 과연 3루 백업으로 나올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명제조차도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실제 김태균이 됐든, 그 보다 조금 못 미치는 이대호가 됐든 둘은 이승엽이 있는 한 지명타자 슬롯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김동주가 박빙의 상황에 1루에 나간다면, 그래서 대주자를 쓴다면 다음 이닝의 수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김 감독의 말 대로 이대호가 3루로? 그럼 지명타자 자리엔 투수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 투수 타순에 또 다시 대타가 들어가기엔 엔트리가 너무 부족하다. 그랬다가는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우리의 라인업과 수비 포메이션은 점점 블랙홀로 빠질 것이다. 아무리 발 빠른 타자들을 좋아해 지난 1차 예선 때 정근우를 지명타자 겸 3번에 기용했던 김경문 감독이라 할지라도 이대호를 아예 완전 후보로만 기용하는 우를 범하진 않을 터.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나가는 이상 3루 백업이 된다는 기본 명제는 깨지게 된다. ▲ 빠진 선수 최정 (SK .316-6-37; .266-35-154) 이범호 (한화 .284-15-61; .262-131-431) 김 감독이 또 다른 3루수를 뽑지 못한 건 국가대표에 뽑을 만한 마땅한 레귤러 3루수가 없다는 데도 근본원인이 있다. 맨 처음 언급한 4명의 선수는 모두 올해 부진하거나 이미 은퇴한 선수들로 과거의 경험 때문에 뽑기는 어려운 인물이다.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던 최정은 예선은 물론 국가대표에 뽑힌 전력이 없던 데다 스퍼트를 올려도 시원찮을 최근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 가능성을 잃었다. 이범호는 최근 무서운 타격을 선보이고 있지만 시즌 초반 부진이 아쉽다. 명단에는 쭉 있었지만 아무래도 실제 선발될 선수로 언급되지는 않았던 게 이범호였다. ※올림픽 국가대표 포지션 별 분석 - 2루 & 유격수 김경문 감독은 며칠 전 인터뷰를 통해 “고영민은 이제 두산의 2루수가 아닌 국가대표의 2루수이다.”라며 강한 선수로 키울 뜻임을 시사했다. 박종호가 부상으로 국가대표 승선을 거절했던 2006년 WBC이후 후계자가 궁금했던 국가대표의 미들라인 인필더는 두산 김 감독의 영향으로 고영민-박진만 체제가 더욱 더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 번 정해놓은 국가대표의 2루와 유격수 자리는 바꾸기 힘들다. 소속팀에서도 두 포지션의 호흡은 필수인데, 하물며 제대로 맞춰볼 기회도 없는 국가대표가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아무 선수나 데려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덕에 고영민과 박진만은 다른 경쟁자보다 뒤지는 시즌 성적을 보여줬음에도 큰 이견 없이 국가대표 승선에 주전을 보장 받았다.
▲ 주전 2루수 고영민 (두산 .272-8-53; .265-22-149) 1차 - o 2차 - o 기타 - x 고영민은 공격보다 넒은 수비 폭으로 먼저 알려진 선수이다. 주로 파워가 떨어지고, 수비력이나 특히 어깨가 약해 유격수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자리하는 게 2루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린 게 고영민이었다. 예선 1,2차 모두 주전 2루수로 출전했으며, 공수에서 만족스런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김 감독은 고민 없이 고영민을 박진만의 짝으로 올릴 것이다. ▲ 주전 유격수 박진만 (삼성 .203-3-22; .261-128-624) 1차 - o 2차 - o 기타 - 2000 시드니, 2002 부산, 2004 아테네 예선, 2006 WBC, 2006 도하 박진만의 상징성은 대단하다. 일본에서 열린 WBC 대만 예선전 9회 경기를 끝내던 마지막 수비를 포함해 그는 그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를 선보인 선수로 꼽혔다. 비록 올 시즌 그의 모습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꼴찌를 기록했던 1997년(당시 현대 .185)의 공격력과 비슷하고, 부상 때문에 최근 2군까지 다녀오는 등 수비폭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에서 박진만을 능가할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 백업 정근우 (SK .294-4-38; .291-21-129) 1차 - o 2차 - x 기타 - 2006 도하 지난해 1차 예선에서 난데없이 정근우를 3번에 지명타자로 썼던 김 감독은 2차 예선 때는 돌연 그를 제외시켰다. 1차 때의 부진, 약간의 부상과 엔트리 숫자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후 대표팀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고영민만 단단히 믿고 대만에 갔던 2차 예선전. 그러나 고영민이 부상을 당하자 엔트리에는 레귤러 2루수는커녕, 2루 경험자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내보낸 정성훈은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수비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정근우와 고영민의 우선순위를 놓고 다툰다. 각각 재작년과 작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정근우와 고영민. 일반적으로 공격에서는 정근우, 수비는 고영민이 다소 앞선다는 게 정설이다. 역시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국제대회에서 어차피 하위타선의 선수에게 공격력을 기대하기는 힘든 일, 하지만 호수비나 실책 하나로 경기의 승패가 뒤바뀌는 일은 쉽게 나타난다. 향후 정근우가 고영민을 능가할 선수가 될 가능성도 높지만 아직은 이런 면에서 고영민이 약간의 우위에 있는 게 분명하다. 비록 둘이 똑같다 하더라도 서두에서 말했듯이 유격수와 2루수는 쉽게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근우는 축구로 말하면 슈퍼서브. 언제 어디로든 출장이 가능하다. 작전 수행능력이 뛰어나 경기 후반 대타로 기용될 수도 있고, 그의 스피드는 단순히 도루 3위 그 이상이다. 그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에 있어 국내 최고다. 수비에 있어서도 2루, 유격수 뿐 아니라 3루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올스타전, 그리고 올 시즌 최정이 부상으로 빠진 5경기에서 3루수로 뛰었던 정근우는 이대호보다 적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훨씬 좋은 옵션이 될 것이다. ▲ 백업 김민재 (한화 .240-4-30; .249-66-573) 1차 - o 2차 - x 기타 - 2002 부산, 2006 WBC WBC에서 유격수를 버리고 2루에 들어가 엄청난 활약을 선보여 본업을 의심하게 했던 김민재는 베테랑의 자격으로 이번 엔트리에 포함됐다. 선발보다는 백업, 특히 ‘박진만의 보험’ 성향이 강한데 부상과 부진에 빠진 박진만이 만일 제 활약을 못해준다면 그를 대신할 선발 유격수는 정근우보다 김민재가 될 것이다. 반대로 박진만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김민재는 이번 엔트리 최대의 잉여전력이 된다. 김인식 감독은 언제적 박진만, 김민재냐며 이번 엔트리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부상으로 몸이 성치 않은 소속팀 선수를 데려가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김민재가 대표팀에서 2006년만큼의 활약을 보여줄지가 미지수라는 솔직한 표현이다. 김민재는 엔트리가 발표된 바로 다음 경기에서도 자기 앞으로 굴러오는 강습타구를 놓쳐 실점을 허용했고, 이제는 팀에서도 2루수 한상훈이 더 유격수 수비를 잘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그럴 경우 2루에 나와야 할 이여상, 송광민이 안습일 뿐. ▲ 제외 나주환 (SK .273-3-33; .247-10-121) 애초에 선발이 어렵기도 했지만 나주환 역시 같은 팀의 최정과 마찬가지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가대표로 뽑힐 기회를 스스로 잃었다. 한때 3할 중반을 오가던 그의 타율은 2할대로 떨어진지 오래고, 사실상 풀타임 주전 첫 해를 보낸 올해 여름에 들면서 수비마저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었다. 박진만이 애초에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김민재도 부적합하다고 결정됐을 경우 차라리 정근우-고영민보다 나주환-정근우의 SK 키스톤 콤비로 내야 조직력의 안정을 가져갈 수도 있었겠지만 박진만의 선발로 나주환의 발탁 가능성은 없어졌다. ▲ 제외 박경수 (LG .296-7-28; .249-25-144) 최하위를 달리는 LG는 국가대표 엔트리에도 봉중근만이 유일하게 올라갔다. 봉중근이 에이스 급 투수가 될 거란 말로 만족을 대신하기에는 박경수가 빠진 게 아쉽다. 수비에서 그나마 활약을 해줬던 권용관이 부상을 당한 이후 박경수가 그 대타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주전 자리를 확실히 잡은 박경수는 6월에 .342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지만 애초에 60인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성적 상으로는 지금까지 언급된 그 어떤 선수보다 좋지만, 국가대표로 뽑히기에는 너무 생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미들라인 인필더를 맡기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나주환과 박경수 모두 ‘포스트 박진만’으로의 자격은 충분하다. ※올림픽 국가대표 포지션 별 분석 - 외야수 외야는 감독의 전술 철학에 따라 가장 변화가 심한 포지션이다. 대체로 5~7명 정도가 선발되는데 한 팀에 3명씩 선수 자체도 많은데다 개개인마다 거포라든지, 발이 빠르던지, 어깨가 강하던지, 수비가 극강이던지 하는 장단점이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와 감독이 선발하는 선수가 다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한 방보다는 수비와 작전, 주루, 홈런보다는 안타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김경문 감독의 입맛은 이번 외야수 선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 외야수 최종 선발 5인방 ▲ 이용규 (KIA .315-0-32; .289-6-137 전 포지션 가능) 1차 - x 2차 - o 기타 - 2006 도하 ▲ 이택근 (우리 .319-10-43; .309-38-204 코너 외야수 능력 떨어짐) 1차 - o 2차 - o 기타 - 2006 도하 ▲ 이진영(SK .342-8-48; .303-109-455 빼어난 우익수, 평범한 좌익수) 1차 - x 2차 - o 기타 - 2006 WBC, 2006 도하 전반적인 전력으로 놓고 보자면 주전 3인방은 좌익수 이용규-중견수 이택근-우익수 이진영으로 고정돼야 한다. 지난 2차 예선 때 이종욱의 부상으로 출전했던 이용규는 김주찬과 함께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면서 본선 진출을 도왔다. 우리 히어로즈의 중심타자 이택근은 국가대표에서는 하위 타순에 배치될 전망이지만 뛰어난 공격력을 갖고 있으며, 발이 빠르지 않고 수비력도 그리 좋지 못해 중견수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 시즌 들어 과거보다 한층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이진영은 시즌 수위타자를 노리는 선수로 올해 1번부터 9번까지 전 타석에 선발 출장해봤을 정도로 상․하위 어떤 자리에서도 그 위치에 맞는 타격을 할 줄 아는 선수로 ‘국민우익수’로 불리는 수비는 다소 과대평가된 측면도 없진 않으나 우익수 수비를 놓고 볼 때 여전히 5명 중 제일 낫다. 그러나 앞서 설명대로 감독의 전술에 따라 가장 변수가 많은 외야수이기에 누가 스타팅으로 나설지는 미지수. 특히 두산의 감독인 김경문 감독은 소속팀의 이종욱-김현수를 어떻게든 기용코자 할 것이다. ▲ 이종욱 (두산 .307-0-22; .303-2-100 중견수 겸 좌익수) 1차 - o 2차 - o 기타 - x 올 시즌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이종욱은 지난 1차 예선 대만과의 경기에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수비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이택근보다 훨씬, 이용규보다 좀 더 나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전술에 가장 최적화 된 톱타자이기 때문에 이용규나 이진영 대신 스타팅에 오르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 김현수 (두산 .341-5-54; .306-10-86 좌익수, 다른 포지션 떨어짐) 쌩 초짜 지난 3월 예선 때 민병헌을 넣으려 했다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김 감독은 이번에 김현수를 포함시켰다. 전형적인 자기 선수 챙기기. 여기엔 자기가 잘 알고 잘 다스릴 수 있는 선수로 ‘실력 +a’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소속 팀도 아닌 국가대표에 자기 선수를 심어 전체적인 틀을 깼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김 감독의 평소 지론대로 예선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선발이라는 측면에서 예선은 물론 국가대표 근처에도 없었던 김현수의 발탁은 놀랍다. 김현수가 주전에서 빠진다 하더라도 발 빠른 선수, 수비력 있는 선수로 백업을 구축한 김 감독의 명단에서 스피드도 그저 그런, 수비도 그저 그런 김현수는 단순히 올 한해 타율 3위, 출루율 1위만으로 뽑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선수이다. 가장 큰 문제는 좌타자 김현수의 선발로 인해 외야수 5명 중 우타자가 이택근 하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내야수 위주로 짜여질 것으로 보이는 중심타선이 이승엽을 제외하고 우타자 일색이라 외야가 좌타자로 꾸려져도 전체적인 구도로는 지장이 없는 듯 보이지만, 상대팀이 좌완을 선발로 낼 경우 대비책이 없다. 우투수를 우타자가 상대하는 것과, 좌투수를 좌타자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상대에서 좌투수가 나와도 우리는 최소 2명의 좌타자를 기용해야 한다는 것은 국제전에서 우리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일이다. 물론 좌투수에게도 강한 좌타자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이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좌투수와의 상대 타율에 있어 우투수의 그것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김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이다. ■ 제외된 선수들 ▲ 박재홍 (SK .340-14-50; .291-269-956) 역대 통산 홈런 6위, 타점 5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재홍은 올 시즌 타율 4위, 홈런 6위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무엇보다 국제전에 강하고 주루와 수비에서도 빠지지 않으며 우타자에 거포이기도 한 박재홍이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찬호, 이승엽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리더십을 요구했던 김 감독은 박재홍이나 이종범 중 한명을 뽑았어야 했지만 두 오른손 타자는 나란히 국내에 머물게 됐다. 이게 외야수들 간의 경기력이나 응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 추신수 (클리블랜드 .243-3-18; .254-6-46)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의 김재박 감독과는 달리 해외파에 관대했던 김경문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가 이번 대회에 출전해주길 바랐으나,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어있는 선수는 차출할 수 없다는 사무국의 규정에 따라 선발하지 못했다. 우리는 추신수가 국가대표로의 효용력이 있는지를 판단해 볼 기회를 놓쳤다. ☞ mlbpark 유재근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