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일본·일본야구]승엽‘金방망이’터져야‘1군행물꼬’터진다

입력 2008-07-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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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베이징올림픽 참가는 한국에선 절실했을지 몰라도 요미우리 입장에서도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요미우리 구단이 이승엽과의 면담을 통해 참가 의향을 물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승엽이 1군에서 20홈런 이상을 치고 있었다면 차출이 매우 어려웠을지 모른다. 요미우리가 차출을 허가한 배경엔 첫째 이승엽의 2군 생활이 너무 길어졌고, 둘째 용병 수급 사정을 감안할 때 언제 1군에 올릴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선발의 애드리안 번사이드와 세스 그레이싱어는 무너질 듯 하다가도 호투를 펼치고 있다. 이승엽에게 분명 언젠가 기회는 주어지겠지만 올림픽 참가 전까지 1군 승격이 이뤄질 가능성은 10% 정도로 희박하다. 올스타 휴식기를 이용해 두 용병 선발 중 한 명을 2군으로 내리고, 이승엽을 시험해 볼 수도 있다. 두 선발 중 한 명을 전반기 막판에 등판시키고 바로 엔트리에서 제외시킨 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포함시켜서 10일 후 바로 올리면 로테이션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소집 시점에 따라 유동적이 됐다. 이승엽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요미우리는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 대표팀에 이승엽을 부탁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어차피 이승엽이 줄곧 저조한 컨디션을 보여 온 만큼 올림픽을 통해 자신감과 투지를 되찾길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베이징올림픽은 이승엽 개인에게 찬스로 작용할 듯하다. 여기서 이승엽이 제 실력을 되찾고, 일본을 격파하는 활약을 펼치면 요미우리는 부활을 확신하게 되고, 1군 승격 시점은 바로 당겨질 전망이다. 이승엽의 상태가 아무리 나빠도 그 존재감이 있기에 일본 대표팀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란 경계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승엽이 올림픽에서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오면 요미우리도 난처해진다. 일본 내에서 이승엽을 바라보는 시각엔 ‘승부 근성이 약하다’는 이미지도 있다. 특히 올 시즌은 이승엽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인 듯 비쳐지는데 올림픽이 승부처로 작용할 듯하다. 김 일 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84년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 스로 활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 다. 한·일 통산 170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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