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 TALK]서른살이효리“결혼상대?평범한직장인도좋다”

입력 2008-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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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다 먹었는데 지금 은퇴하면 억울하죠.” “라이브 평가요? 완전 신경 써요.” 그녀는 예뻤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 편안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 컴백 준비로 잠을 제대로 못자고 또 제 때 식사를 못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속내를 털어놓는 이효리는 ‘예뻤다’. 그녀의 나이 서른. 이효리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섹시’하고 예능프로그램에서 누구보다 ‘망가질 수 있는’ 여유가 ‘30’이라는 숫자에서 나온다고 했다. 늘 씩씩해 보이지만 혼자 울고 외로워하는 이효리. 그래도 악바리 근성으로 목표를 이루고야 마는 이효리. “아무도 나를 컨트롤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이효리를 만났다. ● “첫 방송 라이브 못 해내면 ‘나는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 살이 쏙 빠졌다. “컴백 앞두고 못 먹고 못 자니까 살이 빠졌다. 사람이 힘이 없어보여서 살 빠지는 건 싫은데….” - 재킷 사진을 보고 지독한 다이어트를 했을 거라 생각했다. “틈만 나면 삼겹살 같은 고기를 먹는다. 햄버거, 피자도 좋아해서 자주 먹는다. 고생하는데 먹는 거라도 마음 편히 먹자는 주의다.” - 첫 방송의 라이브에 대한 반응이 좋다. 그런 평가에 대해 신경 쓰는 편인가. “완전 신경 쓴다. 첫 방송할 할 때도 라이브를 못 해내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떨렸는지 섹시고 뭐고 노래만 신경 쓰느라 죽을 뻔 했다.” - 얼마나 연습했나. “한 달 동안 매일 8∼9시간 노래했다. 등산하면서도 노래 연습을 많이 했다. 내가 비염이 있어서 코로 숨을 못 쉰다. 그래서 유난히 숨소리가 큰데 이런 훈련을 통해서 폐활량을 늘렸다. 요즘 숨소리가 많이 없어졌다는 얘길 듣는다.” ● ‘섹시가수’ 이효리 “내 나이는 서른” - CF 찍고 방송 출연하면서 돈 많이 버는데, 왜 고생해서 음반을 내나. “나도 그 생각 많이 했다. 이제 편히 살아도 되지 않을까. 음반 시장도 안 좋은데. 중독 같다.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보면 무대가 자꾸 그리워진다. 선천적으로 가수인 것 같다.” - 방송에서 ‘서른 살’임을 강조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감추고 싶었는데 차라리 밝히면서 편안해졌다. 나이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진 것 같다.” - ‘서른 살 섹시가수’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시선이 많다. “나도 불안했다. 부담이 됐는데 이번 앨범을 내고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1집 때는 사람이나 패션에 관심을 가졌는데 3집은 음악을 좋아해줘서 기분 좋다.” - 더 섹시해졌다. “나도 더 섹시해졌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늘 쫓기는 느낌이었고 뭔가 어설펐다. 이제는 여유가 생겼고 표정 연기가 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표현하는 능력이 생긴 게 아닐까.” ● 이효리도 외롭다! - 방송을 통해서 ‘이효리’를 다 보여주기로 작정한 것 같다. “그동안 덮고 가리고, 포장된 이효리가 더 많았다. 이제 더 이상 포장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럴 거면 차라리 정면승부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 ‘패밀리가 떴다’에서 자신의 생얼을 보면 어떤가. “나도 깜짝 깜짝 놀란다(웃음). 요즘 시청자들이 오래된 남자친구 같은 생각이 든다. 이미 나에 대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생얼이라고 날 배신할 것 같지 않다.” - 자신감이 대단하다. “대중과 가수는 이성친구와 비슷한 것 같다. 가끔은 나보다 새로운 여자에게 끌리지만 결국은 여자친구에게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있다. 나 역시 바람을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대중과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그들을 믿는다.” - 유독 미디어나 대중이 이효리에게 가혹한 것 같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한테 ‘그 위치에 있을 만한 사람인가’ 잣대를 대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톱가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한 평생 그러지 않을까 싶다.” - 최고의 위치에서 은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격을 받아보니 왜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하고 싶은지 이해됐다. 모든 걸 뒤로 한 채 평범하게 살면 어떨지 고민도 한다. 그런데 이미 늦은 것 같다. 공격받을 거 다 받았는데 억울해서 못 그만두지(웃음).” - 늘 밝아서 힘든 걸 모르겠다. “그러니까. 웃어야지 어쩌겠나(웃음). 화려하고 멋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포기한 부분이 많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노력과 눈물이 있었다.” - 독한 느낌이 든다. “독하긴 하다. 독하진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다. A형이어서 여리고 눈물도 많은데 운만큼 씩씩해지고 건강해진다.” ●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 - 이효리의 목표는 뭔가. “끝장나는 춤과 끝장나는 노래를 부르는 것(웃음). 음반은 무조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10만 장 넘으면 연말 단독 콘서트? 오케이!” - 결국 가수인가. “가장 가슴이 뛰는 일은 가수인 것 같다. 프로듀서도 하고 싶다. 박진영, 양현석 사장님처럼 비록 여자지만 실력 있는 가수를 키워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10년 후 이효리의 모습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을 것 같다. 결혼해도 트렌디한 이효리로 남고 싶다. 애기 빨리 낳아서 멋진 미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 이효리도 결혼하고 싶나. “완전 하고 싶다. 거의 매일 그런 생각을 한다. 혼자 집에 들어갈 때 누군가 옆에서 따뜻하게 격려해줬으면 좋겠다. 바쁠 때일수록 안정된 가정이 더 간절하다.” - 이효리가 일반 직장 남성과 결혼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돈이 있으니까(웃음). 사람만 괜찮다면 누군 되고 누군 안 되고 규정짓고 싶지 않다. 재벌 2세랑 할 수도 있는 거고.” -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이다’에서 ○○○은? “이효리는…아무도 컨트롤할 수 없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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