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기자가만난문화의뜰]이브된아담“난미쳤다”

입력 2008-07-2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람들의 묘한 감정을 살살 건드릴 수 있는 게 좋아요. 저도 미치고, 관객들도 미치고…” 뮤지컬 ‘헤드윅’ 주인공 김다현(29)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을 발산하고자 집중하는 배우다. 헤드윅을 연기한 지 올해로 세 번째이다. 계속 했던 공연이라 익숙할 법도 하지만 매번 새로운 김다현을 보여주면서 자신도 놀란다. “어느 날엔가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을 뽑아내고 제가 미쳐요. 그런데 그 다음 날 그 감정을 그대로 찾겠다고 아무리 자아를 끄집어내려고 해도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그렇게 계속 고민하다보면 또 새로운 감정이 나오죠.” 헤드윅은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트렌스젠더 동독 가수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노래와 독백으로 들려주는 락뮤지컬이다.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무대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감정과 에너지 소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헤드윅은 삶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이에요. 헤드윅이 보여주는 자아의 열정이나 사랑 이야기가 워낙에 좋고, 제가 가진 모든 걸 발산할 수 있어요.” 김다현은 헤드윅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는 관객이 대개 여성들이었지만, 삼성동에서 공연하면서 중장년, 청소년, 소위 넥타이 부대인 남성층이 더해져 신기할 뿐이다. 즉흥성이 강한 공연이라 관객의 색깔에 따라 배우가 보일 수 있는 감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다현은 헤드윅 공연을 본 사람들이 “쟤는 미쳤어”라고 얘기해줄 때 제일 기쁘다. 매우 연약하면서도, 한 편으로 매서운 캐릭터가 ‘광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사물과 타인을 관찰하는 눈이 발달했고,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나쁘게 말하면 까다롭다”는 김다현의 감성이 헤드윅에 그대로 녹아든다. 이제 김다현은 관객을 만난 지 딱 10년이 됐다. 99년 ‘이미 슬픈 사랑’을 부른 ‘야다’의 보컬로 데뷔해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10년을 보냈다. 그는 지금도 “돈이나 성공은 인생 목적에 없다”고 말했다. “단지 좋아서 하는 것 뿐”이다. 30대에도 20대에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노래와 연기에만 매진할 작정이다. “욕심 부리고 싶지도 않고, 가장 좋아하는 걸 찾는 열정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차후에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물랑루즈’ 같은 뮤지컬 영화에 도전하는 게 꿈이다. 배우가 감정에 몰입했을 때 클로즈업이 되는 등 라이브 무대와 다른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매번 마음 속 우상이 바뀌는데, 지금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이는 가수 조영남이 영웅이다. 한 번 꼭 만나고 싶은 롤모델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뉴스스탠드